법원이 대기업의 사내하청 노동자 사용이 불법파견이라는 판결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최근 1주 동안 현대자동차·아사히글라스 한국 자회사·한국도로공사·한국지엠 사건에서 불법파견 사실을 확인했다. 완성차공장은 직접생산공정뿐만 아니라 서브공정, 운송·물류까지 직접고용 의무가 있다고 봤다. 불법파견 판결이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확산하는 모양이다.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에 책임을 묻는 경향이 뚜렷하다. 문제는 후속조치다. 비정규 노동자들은 “판결을 이행하라”고 요구한다. 노동자들이 바람을 들었다. 상시업무 비정규직 사용 금지하는 법 만들어야김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문성현 위원장과 박태주 상임위원 임기가 이달 24일과 28일 각각 만료된다. 유임 여부와 관계없이 경사노위 임원 인사는 본위원회 위원이 집단사임하고 ‘6인 대표자회의’로 연명하고 있는 사회적 대화기구 정상화와 맞물릴 것이다. 양대 노총을 포함한 노사정이 틀을 만든 1기 경사노위 시대가 가고 2기 경사노위가 시작된다. 2기 경사노위가 성공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2기 경사노위정문주 한국노총 정책본부장어렵게 물길을 튼 사회적 대화가 위태롭다. 원인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같은 문재
국내 기업이 엉뚱하게 일본 수출규제 혜택을 누리게 됐다. 정부는 일본발 위기를 기업 규제완화 모멘텀으로 삼았다. 무제한 노동을 허용하는 인가연장근로가 그렇다. 고용노동부는 수출규제를 “자연재해와 재난 또는 이에 준하는 사고가 발생해 이를 수습하기 위한 연장근로를 피할 수 없는 경우”로 본다고 한다. 경제부총리는 국회에서 “반도체 R&D는 주 52시간(연장근로 12시간 포함) 상한제 적용제외를 검토하고 있다”고 무모한 답변을 했다. 노동부는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를 재량근로 대상 업무에 추가했다. ‘재량간주근로제 운영 안내서’도 발표
현대중공업이 법인분할 주주총회를 막기 위해 파업과 농성을 했던 노조에 3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추후 손해액이 입증되는 대로 청구액을 92억원까지 늘린다고 한다. 법원은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와 간부들의 예금과 부동산 같은 재산에 30억원을 가압류하라는 결정을 내줬다. 한국에서 파업은 패가망신을 무릅쓰고 하는 일이다. 합법파업을 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엄격한 쟁의행위 목적과 절차를 지켜야 합법이라는 이름을 얻을 수 있다. 삐끗하면 업무방해죄로 처벌받고, 여기에 더해 민사소송으로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다. 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 6개월 확대로 만족하지 않을 듯하다. 자유한국당이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협상 조건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예견됐던 일이다. 손경식 한국경총 회장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탄력근로제 관련 노사정 합의가 있은 지 한 달 만인 3월19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만나 선택근로제 확대를 요구했다.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을 1개월에서 3개월로 확대하자는 제안이다.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놓고 노사는 여전히 갈등 중이다. 민주노총은 18일 탄력근로제 확대에 반대하며 총파업을 했다. 선택근로제
정부가 공공기관 직무급제 도입을 채근하고 있다. ‘2019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는 노사협의로 도입한 공공기관에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미 일부 기관을 사전협의기관으로 지정한 상태다. 기획재정부가 공공기관과 회의를 정례적으로 하며 개선계획을 제출하라고 닦달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노동자들은 직무급제 도입 과정을 보며 박근혜 정부를 떠올린다. 성과급제를 강제도입하려다 극심하게 부딪쳤던 그때 잔영이 사라지지 않은 것이다. 노동자들이 반대하는 이유를 들었다. 박근혜 정부 폭압의 또 다른 이름허권 금융노조 위원장정부의 공공서비
공공부문 비정규 노동자들이 공동파업을 하고 있다. 파업 첫날인 지난 3일에는 학교비정규직을 비롯한 비정규 노동자 5만3천명이 서울 광화문광장에 모였다. 노동자들은 여전히 차별받고, 앞으로도 차별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선언은 위기에 봉착한 것일까. 정부 공약대로 학교비정규직 공정임금 로드맵 만들라박정호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정책실장학교비정규직은 전체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절반 가까이를, 전체 교직원의 43%를 차지한다. 무상급식이 전면화되고, 방과후 돌봄이 확대되고, 교육활동들이 세
2020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가 파행 중이다. 사업종류별로 적용을 달리하자는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사용자위원들이 회의장을 뛰쳐나갔다. 법정 결정시한을 넘기게 됐지만 아직 노사 모두 최저임금 인상률조차 제시하지 못했다. 최저임금이 경제를 어렵게 했다는 언론의 십자포화 탓에 대폭인상이 부담스럽게 됐다. 언론은 소상공인과 최저임금 노동자를 링 위에 올렸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대로 최저임금 1만원이 실현될 가능성은 더욱 낮아지고 있다. 최저임금 노동자들에게 바람을 들었다. 최저임금 올랐다지만 밥 한 끼도 못 사 먹는다김
SK브로드밴드가 가입자망을 관리하는 도급업체 노동자들을 파견노동자로 활용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하청업체 노동자에게 이메일로, 메신저로 업무지시를 하고 아침마다 회의를 열어 보고를 받았다고 한다. 도급업체는 물품뿐만 아니라 사무실까지 무상으로 사용한 사실도 확인됐다. 대기업 통신업체가 협력업체 노동자를 도급으로 위장해 활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고용노동부는 LG유플러스 근로감독에서 불법파견 사실을 확인했고, LG유플러스는 해당 노동자를 직접고용했다. 불법적 고용형태가 만연해 있다는 뜻인데, 원청이 업무를
‘산재 트라우마에 우는 피해자들 치유법 없나’를 주제로 이 지면을 꾸민 것이 세 달여 전이다. 2017년 5월1일 노동절에 일어난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로 고통의 시간을 보내며 마음병을 앓는 피해자·목격자가 산업재해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한 뒤다. 정부는 직업적 트라우마 전문상담센터를 운영한다고 했다. 이후 산재 인정을 받은 이들은 늘었으나 아픔은 연장되고 있다. 2주마다 받는 상담치료 시간은 짧고 약 받아 집으로 돌아오는 일이 반복된다고 한다. 3개월마다 산재 요양기간 연장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치료나 휴업급여를 받
“노동시간이 줄어들면 더욱 행복한 일터가 됩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6월 노동시간단축 현장안착을 지원한다는 목표로 내놓은 ‘대책 가이드북’ 맨 앞에 나온 표현이다. 신규채용·임금보전 지원 강화 같은 지원안과 함께 근로시간 특례 제외업종 특화 지원·관리가 대책으로 담겼다. 21개 특례 제외업종 중 노선버스업과 관련해서는 유연근로시간제 활용을 지도하고 운수종사자 양성·공급방안과 공공성·안전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1년 가까이 지난 올해 5월 버스노동자 파업 선언은 정부 대책의 공허함을 여실히 드러냈다. 7월1일부터 주 52시간(연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5월10일 취임한 뒤 첫 현장방문지인 인천공항에서 비정규 노동자를 만나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고용노동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실행했다. 취임 2년이 지났지만 정규직 전환 정책은 문재인 대통령 생각대로 되지 않는 듯하다. 정규직 전환이 완료됐어야 할 1단계 대상자마저 아직 비정규직 신세를 벗어나지 못한 곳도 있다. 국립대병원 비정규 노동자들이 그렇다. 노동자들 얘기를 들었다. 국립대병원 간접고용 노동자는 희망고문 중이다정재범 보건의료노조 부산대병원지부장촛불
“사람이 죽어도 벌금 몇백 만원만 내면 끝인데 삼성이 왜 돈과 노력을 들여서 안전한 노동환경을 만들겠습니까?” 삼성전자 직업병 피해자 고 황유미씨의 아버지 황상기씨가 최근 한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산업재해와 재난참사로 자식을 잃은 유가족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요구한다. 전문가들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발의한 국회의원(정당)에 제정을 요구하는 이유를 들었다. 솜방망이 처벌로는 안전사회로 나아갈 수 없다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지난 1일은 노동절이었다. 하지만 1천500만명 노동자가 꿈꾸는 노동존중 사회는 말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
정부가 지난 22일 ‘김용균법’으로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의 하위법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김용균법에 김용균이 없다”는 우려부터 “산업에 막대한 피해를 준다”는 정반대 비판도 나온다. 노·사·전문가들에게 입법예고안 평가를 들었다. 김용균, 구의역 김군 죽음으로 부족하나이태성 발전비정규직 연대회의 간사태안 화력발전소 김용균 동지가 죽은 뒤 28년 만에 전면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은 동지와 같이 일했던 노동자는 적용을 받지 못하는 법이었다. 당시 정부와 고용노동부는 하위법령을 통해 김용균의 동지들에게 적용되게 하겠다고 수차례
올해는 국제노동기구(ILO)가 100주년을 맞는 해다. 한국은 8개 ILO 핵심협약 중 4개를 비준하지 않았다. 1991년 12월 ILO에 가입한 이래 30년 가까운 시간 동안 국제사회에 했던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국제연합(UN)은 결사의 자유를 인정하라는 권고를 수차례 했다. 그때마다 한국은 그러마 다짐했다. 급기야 유럽연합(EU)은 한국 정부의 계속되는 허언에 양자가 맺은 자유무역협정(FTA) 조항을 근거로 분쟁절차에 돌입했다. 140곳 넘는 나라가 비준한 기본협약을 ‘10대 경제대국’이라고 자랑하는 나라가 외면하
보건의료기관의 원활한 인력수급을 지원하고 근무환경 개선과 복지 향상, 우수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보건의료인력지원법 제정안이 지난 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19대 국회에서 처음 관련법이 발의된 이래 보건의료 노동자들과 업계는 법이 통과되기까지 8년을 기다렸다. 보건의료인력법 제정안은 올해 10월 시행한다. 법 제정에 따라 보건복지부 장관은 5년마다 보건의료인력 수급 종합계획을 수립해 시행한다. 정부가 인력수급 책임을 진다는 뜻이다. 인력과 관련한 정책을 심의하는 인력정책위원회를 설치하고 보건의료인력 관리와 전문성 향상을 지원
고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과 함께 고 김용균씨가 우리 사회에 남긴 또 하나의 유산이다. 지난 3일 첫 회의에서 김지형 특별조사위원장은 “노동안전은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돌아가야 할 공동선”이라고 했다. 산재를 가리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 국가적으로 참기 힘든 치욕이고 엄청난 불명예”라며 “산재문제를 해결하려면 강력하고 결집된 사회적 의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별조사위를 “심층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공론의 장, 사회적 논
국책연구기관이 임금노동자처럼 사업주에 매여 일하지만 신분은 자영업자인 특수형태근로종사자가 221만명이라는 실태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종속성은 약하지만 1인 사업주도 아닌 새로운 유형의 특수고용 노동자 55만명도 발견됐다. 특수고용직은 노동자지만 사업자등록증을 가진 사업주라는 이유로 노동법 보호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2011년 조사 이후 7년 만에 100만명 가까이 급증한 이유도 노동법 규제가 미치지 못하는 상황과 관련이 있다. 대통령선거가 거듭될 때마다 반복되는 “특수고용직 보호하겠다”는 공약은 매번 지켜지지 않았다. 노동법 무법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과 관련해 제도개선안을 논의하고 있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노사관계 제도·관행 개선위원회 공익위원들이 이달 말까지 합의하자고 노사에 제안했다. 노동계와 재계가 각각 제출한 단체교섭·단체행동 관련 제도개선안 중 이견이 적은 의제에서 의견을 모아 지난해 발표한 단결권 관련 공익위원안과 일괄 의결하자는 것이다. 공익위원들은 유럽연합(EU)이 한·EU 자유무역협정(FTA) 위반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EU는 다음달 9일까지 정부가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결과물을 내놓지 않으면 전문가패
제주도가 국내 첫 영리병원 논란을 일으킨 녹지국제병원 개원 허가를 취소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개설 신고나 허가를 한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정당한 사유 없이 업무를 시작하지 않으면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는 의료법 조항을 근거로 들었다. 제주도의 소송 패소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국민건강보험 체계를 뒤흔들 판도라 상자는 열리지 않을 것이다. 이번 사태가 남긴 교훈을 들었다. 녹지국제병원, 공공병원 전환만이 완전한 해결책나영명 보건의료노조 기획실장녹지국제병원은 개원 허가 후 3개월 안에 개원하지 못했다. 제주도는 개원 허가 취소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