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21대 마지막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국정감사가 12일부터 열린다. 올해 노동부 국감은 산재와 직장내 괴롭힘이 주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환노위 위원들이 관련 사업장 대표 다수를 증인으로 소환했기 때문이다. 12일 국감의 관전포인트는 산재다발 사업장인 DL이앤씨의 산재사고 책임소재를 둘러싼 여야의 시각차다. 여당은 DL이앤씨에, 여당은 하청업체이 있다는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이외에도 야당은 대유위니아그룹의 임금체불 대책과 개별 사업장에서 발생한 부당노동행위 의혹에 집중한다. 여당은 ㈜kt ds의 노조위원장 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부당노동행위와 안동시청 공무원노조의 상급단체 탈퇴 관련 질의를 던지며 ‘노조 때리기’에 힘을 쏟는다.

12일 노동부 국감 주인공 DL이앤씨
사망사고 책임 두고 여야 시각차

11일 환노위에 따르면 12일 노동부 국감 증인으로는 이강섭 샤니 대표이사, 조민수 코스트코코리아 대표이사,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이사, 윤재훈 알파바이오 회장, 박영진 더케이텍 대표, 김왕배 ㈜더블유비스킨 대표, 김진 롯데건설 안전보건실장, 차승열 KCC ESH(환경안전보건) 위원장이 출석한다.

주인공은 DL이앤씨가 될 전망이다. DL그룹 차원에 중대재해 책임을 지우려는 야당과 책임을 축소시키려는 여당 간의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DL이앤씨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지금까지 7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해 8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은 중대재해 최다 발생 사업장이다. 지난 8월 DL이앤씨가 시공한 부산 연제구 거제2구역 레이카운티에서 20대 노동자가 아파트 6층에서 파손 유리창을 교체하던 중 창틀이 떨어지며 추락사한 사건을 두고 책임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이해욱 DL그룹 회장을 부르려 했으나 국민의힘의 반대로 마창민 DL이앤씨 회장이 나오게 됐다. 부산시 연제구를 지역구로 둔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은 하청업체인 KCC ESH 위원장을 증인으로 불렀다. DL이앤씨는 KCC에 책임을 떠넘기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국민의힘이 이에 동조하는 입장을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 <본지 10월11일 2면 “‘창호 교체’ 하청에 지시해 놓고 ‘책임’ 떠넘기나” 기사 참조>

DL이앤씨 외에도 중대재해가 주요 이슈다. SPC그룹 계열사인 샤니는 지난 8월 경기 성남 제빵공장에서 노동자가 기계에 끼어 숨지는 중대재해가 발생한 곳이다. 코스트코코리아 하남점에서는 6월 30대 노동자가 폭염에 무방비로 노출된 주차장에서 카트관리 업무를 하다 사망했다. 롯데건설은 지난달 22일 하청노동자가 와이어와 함께 19미터 아래 지하로 떨어져 숨지는 사망재해가 발생한 곳으로, 올해 들어서만 4건의 사망재해가 발생했다.

직장내 괴롭힘도 도마에 오른다. 인력파견업체 더케이텍은 자격증을 취득하지 못한 직원에게 엎드려 뻗치기를 시키고 둔부를 폭행해 논란이 됐다. 김왕배 ㈜더블유비스킨 대표는 직장내 성추행 문제로, 윤재훈 알파바이오 회장도 막말과 성희롱 발언으로 논란이 돼 증인으로 출석한다.

여당 양대 노총 흠집내기 이어 갈 듯

12일 이후 국감에서는 야당은 개별 사업장의 임금체불과 산재 문제, 여당은 ‘양대 노총 때리기’에 주력할 전망이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와 노동부 소속기관을 대상으로 한 17일 감사에는 박영우 대유위니아그룹 회장, 김철희 세아베스틸 대표가 출석한다. 야당측이 신청한 증인이다. 대유위니아그룹은 노동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체불임금이 553억원에 달하지만 박영우 회장은 연봉 77억원을 받으며 논란이 되고 있다. 세아베스틸에서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군산공장에서만 3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해 4명의 노동자가 숨졌다. 야당은 증인들에게 각각 체불임금 지급과 재발방지 대책 약속을 받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날 우정민 ㈜kt ds 대표이사와 이원진 상무이사도 증인으로 나온다. 여당이 신청한 증인으로, 노조위원장 선거에 부당노동행위가 벌어졌다며 신문하겠다는 계획이다. 여당은 또 참고인으로 유철환 안동시청 공무원을 소환했다. 안동시청 공무원노조는 지난 8월 투표를 통해 상급단체인 공무원노조를 탈퇴했는데, 여당 의원들은 노조가 정치투쟁에 몰두하고 있다는 주장을 내세울 전망이다.

26일 종합국감에는 조익서 오티스엘레베이터 대표, 구창근 CJ ENM대표이사, 이국환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출석한다. 모두 야당 신청 증인이다. 각각 승강기 안전사고 대책과 대규모 구조조정 사태, 라이더 노동실태 등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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