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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그룹 노사전략' 따라 노조활동 방해, 법원 "삼성물산 손해배상 해야"금속노조 삼성지회 간부들에게 위자료 지급 판결
삼성물산(옛 삼성에버랜드)이 노조간부를 징계해고하고, 홍보 유인물을 빼앗는 등 노조활동을 막은 것은 불법이므로, 간부들이 입은 유·무형 손해를 배상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삼성물산은 2011년 7월 금속노조 삼성지회가 설립되자 'S그룹 노사전략 문건'에 따라 노조설립을 알리는 유인물 배포를 방해하고, 조장희 부지회장을 징계해고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동부지법 민사14부(재판장 강화석 부장판사)는 조장희 부지회장과 박원우 지회장, 백승진 사무국장이 삼성물산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원고들에게 각각 200만~5천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유인물 배포 제지로 단결권 침해"

조 부지회장 등은 2011년 7월 노조를 설립한 뒤 에버랜드 정문과 기숙사 등지에서 노조설립을 알리는 유인물을 배포하려고 했다. 그러자 사측 관리직원과 경비원들의 제지를 받았다. 당시 인사그룹 차장은 유인물을 찢어 버리기도 했다. 회사는 8~9월 네 차례에 걸쳐 노조간부들의 홍보 활동을 막았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삼성물산은 노조가 직원들에게 보낸 홍보 이메일을 삭제하거나 사내전산망으로 노조 홈페이지에 접속할 수 없도록 차단했다. 노조 홍보활동을 원천적으로 봉쇄한 것이다.

노조간부도 징계했다. 삼성물산은 조장희 부지회장이 휴가원 제출 후 회사 승인 없이 무단결근을 했다는 식의 8가지 이유를 내세워 노조설립 6일 만에 징계해고했다. 박원우 지회장에게는 사내 유인물 배포와 언론기고로 허위사실을 주장했다며 3개월 감급 징계를 내렸다.

재판부는 삼성물산의 행위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상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유인물 배포 제지행위는 노조법상 부당노동행위로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는 정도에 이른다"며 "원고들은 단결권을 침해당하는 무형의 손해를 입게 됐으므로, (회사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삼성물산의 유인물 배포 제지행위가 노조활동을 막기 위해 계획적·조직적으로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실제 노조가 통근버스 승차장 앞에서 유인물을 배포하자마자 승차 장소가 이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으로 변경됐다. 하차 장소도 당초 정문에서 기숙사 현관 앞으로 바뀌었다. 경비와 사측 직원들은 노조가 유인물 배포를 시도할 때마다 방해했다.

"노조간부 징계는 부당노동행위"

재판부는 간부들에 대한 징계도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조 부지회장 해고와 관련해 "해고할 만한 사유가 뚜렷이 존재하지 않는데도,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로 징계수단을 동원해 해고했다"며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없는 불법행위"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S그룹 노사전략' 문건에 표기된 "평상시 문제인력의 근태불량, 지시불이행 등 문제행위를 정밀하게 채증해 유사시 징계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는 문장을 근거로 "삼성물산이 노조설립에 대비해 구체적이고 조직적인 대책을 수립하고 있었고, 노조설립을 주도한 조씨에 대해 평소 채증해 뒀던 징계사유를 내세워 해고처분한 것으로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박원우 지회장 감급 처분에 대해서도 "징계권이 남용됐다"며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만 재판부는 삼성물산이 노조활동을 이유로 간부들에게 최저고과를 부여해 부당차별을 했다는 원고측 주장에 대해서는 "증거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편 대법원은 2016년 12월 조장희 부지회장과 노조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재심판정취소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재판 과정에서 삼성그룹 노조파괴 문건인 'S그룹 노사전략'에 따라 조 부지회장이 해고된 사실이 드러났다. 조 부지회장은 지난해 3월 리조트사업부로 복직했다.

배혜정  bhj@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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