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협력업체들로부터 교섭을 위임받은 한국경총이 급여삭감을 담은 임금체계 개편안을 들고나왔다. 가뜩이나 조합원 일감 뺏기 문제로 불만이 쌓였던 비정규 노동자들이 들끓고 있다.

희망연대노조 LG유플러스비정규직지부(지부장 경상현)는 전면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 방침을 확정하기 위해 17일부터 조합원 1박2일 긴급총회를 진행한다. 26개 지회 소속 조합원 600여명이 참석했다. 지부는 나머지 조합원 400여명에게도 비상대기 지침을 내렸다.

노조는 "사측과 경총의 교섭 해태와 조합원 일감 뺏기가 극심한데 임금개악안까지 들고나왔다"며 "이대로는 교섭을 진행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밝혔다. 노조와 경총은 이달 10일 이후 교섭을 중단한 상태다.

노조와 경총의 임단협 교섭은 올해 4월부터 난항을 거듭했다. 노조는 노조활동 인정과 고정급(기본급) 임금체계 도입, 4대 보험 적용을 요구한 반면 경총은 개통기사의 근로자성을 문제 삼았다. 사측은 특히 9월 노동부 수시근로감독 결과 발표를 계기로 기본급 신설을 약속했는데도 아직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 과정에서 각 센터에서는 조합원에게만 업무를 할당하지 않거나 외부기사를 고용했다. 대체인력과 일감 뺏기로 노조에 압박을 가한 셈이다.

경총이 뒤늦게 내놓은 임금체계 개편안에 대해서도 노조는 "노동시간을 늘리고 임금은 깎는 안"이라고 반발했다. 경총안은 통상급여로 기본급 120만원을 책정하고 비통상급여로 업무비(식대·유류비·통신비)를 최대 45만원을 주고 실적에 따른 추가수당을 지급하는 체계다.

그런데 비통상급여는 월 15일 출근·기본 120포인트를 달성해야 받을 수 있다. 인터넷 개통업무를 기준으로 월 120건을 해야 비통상급여를 포함해 165만원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인터넷 개통업무가 1포인트라지만 아파트 인터넷이나 TV·전화 설치는 0.1~0.4포인트에 불과하다. 경총은 기본 120포인트를 넘는 추가 설치수당을 1포인트당 7천원으로 책정했다.

노조에 따르면 개통기사가 받는 인터넷 설치 단가는 1건당 1만8천원에서 2만4천원 사이다. 월 120건이면 평균 240만원을 가져갈 수 있다. 하지만 경총안에 따르면 120건에다 추가로 100건을 더해야 240만원을 채울 수 있다.

최영열 부지부장은 "1건당 평균 1시간씩 걸리는 인터넷 설치를 매일 9~10건씩 뛰어야 된다는 말로 사실상 불가능한 조건"이라며 "업무강도는 늘리고 임금은 줄인, 이름만 바꾼 건당수수료 체계"라고 비판했다.

우병철 노조 선전국장은 "지역서비스 수요가 한정된 상황에서 포인트 쌓기를 강요하면 건당수수료 체계 때와 마찬가지로 결국 기사들이 일감경쟁을 할 수밖에 없게 된다"며 "그런 문제를 해결하려 고정급을 요구했는데 사측은 요구와는 전혀 동떨어진 안을 냈다"고 지적했다.

지부는 19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임단협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조합원 총회 결과와 향후 투쟁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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