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가 모호한 낙하산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기분이다."

관피아 낙하산 홍역을 겪었던 한국증권금융이 또다시 낙하산 논란에 휩싸였다.

16일 사무금융연맹 한국증권금융노조(위원장 최경삼)에 따르면 증권금융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본사 11층 강당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정효경(51) 전 드림트리 대표이사를 부사장으로 선임한다. 정씨는 최근 부사장에 내정됐다. 앞서 기획재정부 부이사관 출신의 안자옥 전 부사장이 선임될 때도 낙하산 논란이 거셌다.

노조는 정씨가 정권 차원에서 낙점한 낙하산 인사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부사장 내정에 이르기까지 절차적으로나 형식적으로 모든 게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노조에 따르면 올해 6월 임기가 만료된 부사장·감사·사외이사 2명의 선임을 위한 주총이 취소·정회·속개를 반복하면서 진통을 겪었다. 지난 6월13일 열린 주총에 부사장·감사·사외이사 선임 안건이 상정됐는데 주총 당일 이사회가 안건 상정을 돌연 취소했다. 두 달 뒤인 8월27일 열린 임시주총에서는 부사장을 제외한 감사 2명과 사외이사만 선임하고 정회했다. 51일 만에 속개되는 이번 주총에서 정씨를 선임하는 것이다.

최경삼 위원장은 "매번 퇴직관료 낙하산들이 내리꽂히면서 직원들의 우려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정체조차 모호한 인사가 하늘에서 뚝 떨어져 황당할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노조는 정씨의 이력에 주목하고 있다. 정씨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청소년 진로탐색을 전문으로 하는 드림트리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주로 청소년 교육사업에 관여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 위원장은 "형식적인 공개모집 공고조차 내지 않았고, 어떤 연유로 정씨가 내정됐는지 알려진 게 아무것도 없다"며 "절차적 정당성이나 과정의 투명성 모두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주총 과정에 법적하자가 있다고 보고 주총결의 무효소송과 이사 직무집행정지가처분 신청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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