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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간 노동 시달리는 우체국 노동자가 위험하다은수미 의원·노동자운동연구소·집배원운동본부 국회 기자회견서 대책 촉구 … 주평균 64.6시간·특별기엔 85.9시간 근무
▲ 은수미 민주당 의원이 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집배원 노동재해·직업병 실태 및 해결방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매년 설·추석엔 아침 7시부터 밤 12시까지 배달하고 새벽 1~2시까지 다음날 배달할 우편물을 구분합니다. 한 번은 배달 중에 빙판길에서 넘어졌어요. 엄청 아픈데 그냥 일했거든요. 며칠 후엔 교통사고를 당했죠. 그제야 병원에 갔더니 이미 갈비뼈에 금이 가 있다고 하더라고요.”(고웅 광주지역 집배원)

“집배원 폭주기·특별기 주당 70시간 근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은수미 민주당 의원과 노동자운동연구소·우체국 집배원으로 구성된 집배원 장시간 중노동 없애기 운동본부는 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체국 집배원의 장시간 중노동이 만성화되면서 재해율이 높아지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고 밝혔했다.

이날 이들이 발표한 ‘집배원노동자의 노동재해·직업별 실태 및 건강권 확보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집배원들의 평균 주당 근로시간은 64.6시간으로 나타났다. 노동자운동연구소가 지난 4월25일~5월10일 전국 집배원 246명을 대상으로 노동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담았다.

우편물량 폭주기(월별 11일~20일)와 특별기(설·추석명절·선거철)에는 전체 집배원의 87.1%와 97%가 각각 주당 70시간 이상을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폭주기 평균 주당근로시간은 70.2시간, 특별기 85.9시간에 달했다. 정규직 노동자 평균 근로시간인 42.7시간(지난 3월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기준)을 훨씬 넘어서는 것이다. 지난 7월부터 시행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1주 평균 60시간을 넘어서는 업무시간은 뇌심혈관계질환 발병과 강한 연관성이 있다고 간주된다. 그만큼 집배원들은 늘 산재 위험을 안고 일하는 셈이란 지적이다. 결근자의 물량을 대신 배달하는 ‘겸배'까지 할 경우 근로시간은 월평균 8.6시간씩 더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재 위험 높지만 산재신청 쉽지 않아”

반면 휴식시간은 하루 1시간도 되지 않았다. 집배원들은 비수기 때 하루 평균 10시간 일하면서 겨우 47.2분 쉬었다. 폭주기와 특별기에는 하루 평균 13.1시간과 15.3시간씩 일하면서 휴식시간은 44.6분과 37.3분에 그쳤다.

건강상태 또한 나빴다.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43.3%가 당장 병원치료가 필요한 수준의 심각한 근골격계질환을 앓고 있었다. 허리 등 신체 한 곳 이상에서 근골격계질환을 앓고 있는 집배원은 74.6%에 달했다. 근골격계질환이 많은 자동차제조업 노동자보다도 더 많은 신체부위의 통증을 호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집배원의 절반 이상인 51%가 근무 중 교통사고를 겪었다. 배달업 종사자 35.2%, 퀵서비스 종사자 38.7%보다 높은 수치다.

이러한 문제의 핵심에는 장시간 노동에 있다는 지적이다. 오래 일할수록 질환·사고 위험은 높아졌다. 주 76~83시간 일한 집배원은 평균 2.8개, 100시간 일한 집배원은 5.4개의 신체부위에서 근골격계질환이 의심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하루 12~15시간 일하는 폭주기의 사고발생 위험률은 8시간 미만 근무자보다 11.3배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럼에도 산재신청률은 3년 동안 29건에 불과했다. 승인률도 10.3%에 그쳤다. 노동자운동연구소는 보고서에서 “우정사업본부 소속 집배원이 1만6천여명임을 감안하면 직업병 은폐와 산재 불승인 문제가 심각해 보인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이들은 이날 정부와 우정사업본부에 △즉각적인 인력충원 △일일 택배물량 개수 제한 △일몰 후 배달 금지 등을 촉구했다. 더불어 집배원 노동실태 조사와 사망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개선책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승묵 우정노조 시흥우체국지부장은 "우정사업본부가 수익을 위해 택배를 늘리면서 집배원들은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인력충원과 장시간 노동 근절을 위해 사회적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정부와 우정사업본부, 사회 각계각층이 함께 대책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성희  miyu@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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