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노조(위원장 이항구)가 "올해 안에 집배원 주 5일제 시행방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총력투쟁을 벌이겠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올 들어 우체국 택배물량이 지난해보다 20% 가량 늘면서 토요일에도 쉬지 못하고 격무에 시달리는 집배원들이 늘어난 탓이다.

21일 노조는 "최근 조합본부와 지방본부 전임·비전임 간부, 직할지부장 등 전국의 노조간부들이 모여 '복수노조 도입에 따른 우정노조 조직력 강화를 위한 연석회의'를 개최했다"며 "12월31일까지 완전 주 5일제가 시행되지 않으면 총력투쟁에 나서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특히 "통상 우편물량은 감소 추세지만 우체국 택배가 늘어 토요일에 일하는 집배인력이 절반에 달하고 있다"며 "필요없는 부실사업을 정리하고 당일배송이나 익일배송 같은 택배 계약요금제를 개편하면 완전한 주 5일제 시행이 가능한 만큼 올해 안에 시행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에 따르면 업무가 집중된 수도권 우체국에서 일하는 집배원의 경우 평일 오전 1시간, 오후 3~4시간 시간외근무를 한다. 하루 실제 근무시간이 11~12시간이나 된다. 택배물량을 처리하지 못해 토요일에 출근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노조는 "집배인력의 3분의 1 정도가 토요근무를 했는데 최근에는 2분의 1로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가 지난해 말 집계한 바로는 집배원의 연평균 노동시간은 지역별로 2천952시간에서 3천216시간에 이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연평균 노동시간인 1천749시간(2010년 기준)의 두 배에 육박한다.

노조는 주 5일제가 이뤄지려면 인력충원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집배인력은 1만6천여명으로 공무원 신분인 정규직 집배원이 1만4천여명, 비정규직인 상시계약 집배원이 2천200여명이다. 노조는 최소한 1천명을 늘려야 주 5일제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긴급노사협의회에서 주 5일제 시행방안 마련을 요구한 상태"라며 "올해 안에 집배인력 증원과 완전한 주 5일제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단계별 투쟁계획을 세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노조는 국제사무금융서비스노련(UNI)와 함께 29일부터 31일까지 '집배원 근로시간실태 및 근로시간단축을 위한 과제'를 주제로 동아시아 우정노조포럼을 열고 집배인력 충원에 대한 사회여론 조성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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