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대의원대회 폭력사태로 위기를 맞았던 이수호 집행부가 다시 한번 최대위기를 맞고 있다.

민주노총은 당초 이번주부터 비정규입법 투쟁 조직 등을 위해 지도부가 현장순회를 시작하고 16일에는 한국노총과 공동집회를 여는 등 본격적인 하반기투쟁에 돌입할 예정이었다. 또 산별특위 건설 등 본격적인 조직혁신 사업과 현 집행부의 핵심 사업인 내년 ‘세상을 바꾸는 투쟁’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이에 대해 “계획된 하반기 투쟁은 그대로 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조직혁신위와 산별건설특위 등 주요 사업을 책임져 왔던 수석부위원장이 구속되면서 일정정도 차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책임자가 공석이라는 문제점 외에도 내외부에서 민주노총과 지도부에 대한 비난 여론에 직면하게 되고 상당기간은 사태수습을 병행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은 일단 8일 오후 상집회의를 열어 이후 사태 수습과 대책 마련 등을 위한 중집회의 등의 일정을 논의했다.

논의가 본격화 될 경우 강승규 수석 사퇴만으로 사태가 수습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이며, 시간이 지나면서 지도부 총사퇴 주장이 강하게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 내 한 의견그룹 핵심 관계자는 “조직내에서 갈등하기보다는 현 집행부에서 비대위를 꾸리는 등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한국노총식대로 꼬리만 자른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며 “강 수석은 기아차노조비리 진상조사단장과 조직혁신위원장을 맡았던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사실상 지도부 총사퇴 주장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민주노총 지도부도 사태해결 방안 중 하나로 지도부 총사퇴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 한 관계자는 “조직의 여론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지도부가 큰 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대의원대회 등에서 결의된 하반기 투쟁은 책임있게 집행할 것”이라며 “비상대책위를 꾸리는 것은 (투쟁은 하지 않고) 수습만 하겠다는 것으로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한 연맹 관계자는 "강 수석이 책임지기로 한 마당에 성급하게 총연맹 지도부가 사퇴를 고려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은 당분간 이미 잡혀있는 하반기 투쟁일정을 진행한다 하더라도, 이후 사태수습책을 놓고 치열한 내부 논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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