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현장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의 간담회를 하고 있다. <델리민주 갈무리>

2020년 총선 구도가 재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올해 총선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치르기로 했다. 국민의힘이 만든 위성정당에 대항하기 위해 민주당이 이끄는 선거연합정당을 만들기로 했다. 진보정당들이 민주당과 손잡을지 관심이다.

새진보연합·진보당 “환영”
녹색정의당 “다행이지만…”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5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 참배 직후 민주의 문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선거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치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이 지난달 31일 만든 ‘국민의미래’라는 위성정당에 대응하기 위해 통합비례정당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군소 정당들과 시민단체들의 후보를 내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통합형 비례정당에 들어가는 정당 기준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는 광주 김대중컨벤셔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현장최고위원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연합을 할) 소수정당의 범위는 지금 단계에서 특정하기 어렵다”며 “정당의 모습을 갖추지 못한 경우도 있고, 갖췄다 할지라도 국민의 선택 기준에 부합할지 판단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구상에 들어갈 세력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 당초 진보세력이 모여 비례연합정당을 만들자고 제안했던 새진보연합, 진보정당, 시민사회다. 거대 양당 체제를 비판했던 ‘제3지대’와는 손을 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애초부터 진보세력의 비례연합정당을 만들자고 주장해 왔던 새진보연합의 용혜인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환영한다”며 “민주당과 구체적 논의를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탈당파들의 새로운미래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개혁신당, 금태섭 전 의원의 새로운선택은 모두 “거대 양당체제를 강화하려는 꼼수”라고 비판했다.

진보정당들은 환영하면서도 복잡한 속내를 보였다.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는 이재명 대표의 발표 직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결단을 환영한다”며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윤석열 정권의 ‘거부권 독재’와 국민의힘의 ‘국민 배반 정치’의 퇴장”이라고 썼다.

김준우 녹색정의당 상임대표는 SNS에 “최악은 피했다는 점에서 다행스럽게 여기지만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취지를 온전히 살리지 못하는 건 유감”이라며 “통합형 비례정당과 기존 위성정당이 어떻게 다른지, 준연동형 취지를 어떻게 살릴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또 “정치개혁과 다당제연합정치를 위한 조건은 단순히 정치적 리더의 결단만으로는 부족하고 선거연합정당의 제도화, 결선투표제의 전면화, 교섭단체 요건 완화 등의 제도보장이 동반될 때만이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보당 수용 가능성 높아
녹색정의당 “정보 없어” 신중

진보당은 민주당과 손을 맞잡을 가능성이 낮지 않아 보인다. 홍성규 진보당 대변인은 “민주당에서 공식적인 제안이 없기 때문에 제안이 있으면 그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진보당은 지난 2일 ‘정치개혁과 연합정치 실현을 위한 시민회의’가 제안한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기초한 민주·진보개혁 대연합을 적극 수용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제안과 크게 다르지 않다.

녹색정의당은 입장이 불투명하다. 김민정 녹색정의당 대변인은 “선거연합정당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논의를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준우 상임대표는 민주당과도 대화를 못할 건 아니라는 입장을 꾸준히 밝혀 온 상황이지만, 녹색정의당이 이미 비례대표 명부를 결정하는 절차에 들어간 상황에서 민주당의 안을 받아들이면 비례대표 순번을 다시 결정해야 한다. 당의 논의가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다. 또 민주당 안을 받아들이면 지역구 선거 후보 배출도 포기해야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당내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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