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미래와 미래대연합은 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동창당대회를 열었다.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와 김종민 미래대연합 대표가 창당대회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새미래TV 갈무리>

군소 정당들의 총선용 연합정당이 일제히 닻을 올렸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시행되지 않으면 생존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선거제도를 결정할 열쇠를 쥔 더불어민주당은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회귀할 것으로 전망된다.

병립형 선거제도 막는 데 온 힘

새로운미래와 미래대연합은 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동창당대회를 열었다. 새로운미래는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미래대연합은 민주당을 탈당한 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이 만든 신당이다. 다만 조응천·이원욱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흡수통합은 원칙에 맞지 않는다”며 “더 큰 통합을 위해 합당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당명은 당원과 지지자들의 선호도가 가장 높은 새로운미래로 결정됐다. 기득권 혁파와 미래 전환을 강조했다.

지난 3일에는 정의당과 녹색당의 선거연합인 녹색정의당, 기본소득당과 열린민주당·사회민주당 창당준비위원회의 선거연합인 새진보연합이 동시에 출범했다. 녹색정의당은 노동과 녹색, 차별 철폐라는 가치에 기반한 연합으로 기후위기 대응과 노동 의제를 내세우고 있다. 정의당을 플랫폼으로 하는 정당으로, 녹색당은 총선 이후 당을 나가기로 했다.

새진보연합은 기본소득당을 플랫폼으로, 열린민주당과 사회민주당 창준위의 총선 후보들이 새진보연합에 입당해 선거를 치른다. 총선 뒤 두 당이 남을지 나갈지를 결정한다. 이들은 개혁 동력을 상실한 민주당 바깥에서 민주당의 개혁을 끌고 나가는 진보적 대중정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이들 정당은 선거제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원석 미래대연합 공동대표는 이날 창당대회 직전 국회 소통관에서 공동창당대회 사전 브리핑 직후 기자들과 만나 ‘병립형 회귀에 대비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이는) 민주당 당론에 위배되는 일이고, 정치개혁이라는 국민 약속을 위배하는 정치 후퇴”라며 “그런 결정이 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녹색정의당은 출범과 동시에 국회 본청 앞에서 첫 공식 일정으로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 저지 긴급 농성’을 시작했다. 김준우 상임대표는 “연동형 비례제를 수호해도 저희가 선택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잘 알지만, 더 이상은 퇴행을 견딜 수 없기에 창당 첫날 농성에 돌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새진보연합 대표단은 출범식 종료 직후 녹색정의당 농성장을 지지방문했다

이재명 대표에 달린 총선 구도

민주당은 선거제도를 결론 내지 못한 상황이다. 당초 선거제도를 전 당원 투표로 결정하겠다며 실무 논의에 착수했던 민주당은 지난 2일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이재명 대표에게 모든 결정을 위임하기로 했다.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에 따르면 설 연휴를 넘기지 않고 결정이 나올 전망이다. 권혁기 당대표 정무기획실장은 “당은 혹시 모르는 상황에서 전 당원 투표를 위한 실무절차에 착수한 것이지 결정을 내린 바는 없다”고 해명했다.

이재명 대표는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선호한다고 평가받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는 선거제 개혁으로 제3의 선택을 통한 선의의 정책 경쟁을 가능하게 하겠다고 약속했고, 비례대표 확대와 위성정당 금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며 병립형 비례대표제 선호 의사를 밝혔다.

다만 당내 의원의 절반가량인 80명이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대표가 당내 의견을 무시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재명 대표는 병립형 비례대표제는 대선공약 파기이고 총선에서 불리하게 작동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대파와, ‘국민의미래’라는 위성정당을 만들며 병립형 비례대표제로의 회귀를 압박하는 국민의힘 사이에서 선거제도를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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