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윤정 기자
연윤정 기자

국내외적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Environmental·Social·Governance, ESG) 경영 바람이 거세지고 있는 반면 이를 과장·왜곡하는 이른바 ‘ESG 워싱’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카카오·부영·현대산업개발·태광 등 대기업 4곳이 지난해 ESG 워싱 명단에 올라 눈길을 모으고 있다.

경제민주화시민연대는 26일 “ESG 관련 홍보성 기사가 급증하면서 ESG 경영을 과장·왜곡하는 ESG 워싱에 대한 검증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시민연대는 2022년 시민사회에서는 최초로 ESG 평가지수를 발표했다. 50대 기업집단을 대상으로 ESG를 평가한 결과 SK가 2년 연속 1위, 태광은 2년 연속 꼴찌를 차지했다.

3년째를 맞는 올해는 기존과 달리 ‘ESG 워싱 리스트’를 뽑아냈다. 50대 기업 ESG 보도자료와 기사량 전수조사, 전년도 대비 기사량과 보도행태, 업계 평균 보도량 비교 등의 방법을 통해 분석했다. 지난해 50대 기업의 ESG 관련 기사량은 연간 18만건이고, 이에 대한 보도자료는 5천873개에 달했다. 50대 기업의 ESG 관련 보도가 매일 500건가량 쏟아졌다는 의미다.

시민연대는 기사 총량 대비 워싱 기사 비율과 유의미성, 부정기사 등을 반영해 ‘워싱지수’를 만들어 분석한 결과 카카오, 부영, HDC현대산업개발, 태광 등 4곳이 ESG 워싱 리스트에 선정됐다. 워싱지수가 모두 70%를 넘긴 곳이다.

경제민주화시민연대
경제민주화시민연대

 

시민연대는 “ESG 워싱 리스트에 오른 기업들의 특징은 지속가능 발전을 모색하는 다른 기업들과 달리 ESG 문제가 크게 지적됐다”며 “카카오는 주가조작과 서비스 복제, 경영진 폭언 등 갖가지 사회이슈에 올랐다”고 지적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광주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등 중대재해 문제가 지속하고 있고, 부영과 태광은 총수의 특별사면·복권에 맞춰 ESG 보도자료가 급증하는 등 기업 자원을 이용한 ‘홍보성 횡령과 배임’까지 의심된다고 꼬집었다.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2024년 지속가능성과 노동시장 구조 진단 포럼’에서 ESG 워싱 리스트를 발표한 이형철 시민연대 공동대표는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선 기업집단이 ESG 경영을 대외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 악용하는 추이가 언론보도 빅데이터 추이에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며 “특별사면 등 사법 리스크에 대응하는 하나의 홍보 전략으로 ESG 워싱을 적극 활용하는 기업이 늘고 있어 적극적인 모니터링과 제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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