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 환노위원장이 16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열린 환노위 전체회의에서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 증인 출석 요구의 건을 가결하고 있다. <영상회의록시스템 갈무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12월1일 중대재해 청문회에 허영인 SPC회장과 이해욱 DL그룹 회장을 증인으로 출석시키는 안건을 야당 주도로 의결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16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 증인 출석 요구의 건’과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 서류 등 제출요구의 건’을 통과시켰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에 불참했다.

환노위 의원들은 청문회와 관련해 총 270건의 서류 제출을 요구했다. 제출 대상자는 11월24일까지 각 의원실에 전자문서 형태로 답변해야 한다. 이후에도 재적위원 3분의 1 이상 요구로 제출일 7일 전까지 서류 등의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

청문회는 각 그룹 계열사에서 발생한 중대재해 원인을 찾고 책임 있는 해결 약속을 받아내기 위한 자리다. 야당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각 그룹사 회장을 증인으로 부를 것을 요구했지만 여당 반대로 부르지 못했다. 이후 여야가 합의해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하고 출석을 요구했지만 이들은 해외 출장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이후 야당은 청문회 방식을 여당은 비공개 간담회 방식을 각각 주장하면서 대립했다. 결국 지난달 27일 박정 환노위원장이 청문회 실시계획 채택의 건을 의결하자 여당 의원들은 항의하며 퇴장했다.

그룹사 회장 증인 출석이 쟁점이 되는 이유는 경영책임자인 회장이 출석해야 중대재해 재발방지를 위한 실질적인 대안이 마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년간 환노위는 국정감사마다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SPC와 DL그룹 계열사 대표이사들을 불러 심문했지만 해마다 노동자의 사망사고가 되풀이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10월 계열사인 SPL에서 노동자가 반죽 혼합기계에 끼어 숨지는 중대재해가 발생한 SPC그룹에서는 올해도 샤니 제빵공장 노동자가 기계에 끼어 숨지는 비극이 반복됐다. 허영인 회장은 지난해 사고 이후 대국민 사과를 하며 1천억원을 투자해 그룹 전반의 안전경영 시스템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노동자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 이강섭 샤니 대표이사는 올해 국감에 출석해 아무런 약속도 하지 못했다.

DL이앤씨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총 7건의 중대재해로 8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법 시행 이후 가장 많은 중대재해가 발생한 사업장이다. DL이앤씨 대표이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감에 출석했지만 책임있는 재발방지 계획을 내놓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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