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일 현대중공업모스 하청업체 노동자 이아무개씨가 추락한 사고 현장.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

현대중공업 계열사 현대중공업모스에서 산업재해가 이어지고 있다. 현대중공업모스에서는 지난 5월부터 3개월 새 4번의 산재가 발생했다. 다단계 하청구조가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에 따르면 현대중공업모스 협력업체 ㅊ물류 소속 신호수 이아무개(55)씨가 지난 1일 오후 1시50분께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컨테이너선(3164호선)의 일부인 T25블록에서 떨어져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이날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부와 지회, ㅊ물류 관계자 설명을 종합하면 사고는 골리앗 크레인을 이용한 작업을 앞두고 있던 블록에서 발생했다. 노조는 신호수인 이씨가 블록 안에 놓인 공구가 담긴 깡통과 산소절단기 호스를 바닥으로 내려놓던 중 추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무게가 수십킬로그램이 넘는 산소절단기 호스를 바닥에 던졌는데 호스가 재해자 안전벨트에 걸려 재해자도 함께 추락했다는 것이다.

이씨 가족은 “좌뇌가 괴사했고,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며 “터진 혈관에 대한 시술과 두개골 절제수술을 마친 상태로 경과를 지켜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회 관계자는 “재해자는 안전벨트와 안전모를 모두 착용하고 있었지만, 추락을 막기 위한 안전난간대가 설치되지 않았다”며 “2인1조 작업이 진행되지 않아 안전한 작업이 불가능했다”고 주장했다.

다단계 하청구조가 재해 발생의 근본 원인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현대중공업은 2016년 계열사 현대중공업모스를 세워 크레인 운영 업무를 맡겼다. 이후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5월부터 6월까지 두 달 사이 지부가 확인한 재해만 3건이다. 5월4일에는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1천400톤 규모 블록을 트랜스포터를 통해 이동하던 중 블록이 내려앉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명피해는 없었다. 6월23일에는 엔진 주조공장에서 모스 하청업체 노동자가 부러져 떨어진 주물핸들에 맞아 척추와 갈비뼈 등이 부러지는 재해를 당하기도 했다. 같은달에는 하이드로 크레인이 넘어지는 사고도 있었다. 당시 주변에 사람이 있었다면 중대재해로 이어질 수 있는 대형사고였다. 당시 지부는 “다단계 하청의 위험을 수도 없이 지적했지만 모스 소속 업체에서 중대성 재해가 발생했다”며 “죽음의 외주화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지회 관계자는 “현대중공업모스가 생긴 뒤 정규직이 하던 일이 하청에 맡겨졌고, 사고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현재 현대중공업모스 하청업체 현황도 파악되지 않아, 재해 사각지대는 더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회는 1일 발생한 사고를 사망사고에 준하는 중대재해로 보고, 고용노동부에 정확한 경위조사를 요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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