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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갈 곳 잃은 셔틀버스 노동자] “곧 개원한다”는 말 믿고 4개월 기다리다 실직일 없어도 버스 지입료는 계속 지출 … “긴급생계대책 마련해야”
▲ 전국셔틀버스노조가 2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코로나19 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셔틀버스 노동자의 생존권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유명 영어학원인 ㈜아발론교육에서 통학용 셔틀버스를 운전하던 A씨는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던 2월부터 일을 못했다. 학원이 휴원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학원은 1~2주 뒤에 개원한다는 말을 거듭하며 개원 시기를 계속 미뤘다. 5월 초순엔 6월에 개원한다고 하고, 5월 말에는 7월에 개원한다고 하는 식이다. 불안해진 A씨가 학원측에 계획을 물었더니 지난 13일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차량운전사들은 각자 살 길을 찾으라”는 답변을 들었다.

전국셔틀버스노조는 2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셔틀버스 노동자들의 생계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A씨가 일했던 아발론교육은 초·중등 영어전문 교육기업으로 대형 프랜차이즈 영어학원이다. 300여대 셔틀버스를 운영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전 지역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한 상태다.

노조는 셔틀버스 노동자들이 버스 이용업체와 전속성·종속성이 강하다고 주장한다. 노조에 따르면 아발론교육은 셔틀버스 노동자들에게 운영시간표를 내려보낸다. 아이들의 이름과 연락처, 등원·하원 시간대가 적혀 있다. 기사들은 이 시간표에 따라 움직인다. 불가피하게 차량에 이상이 생기거나 사정이 있어 시간표에 맞추지 못하면 학부모들에게 항의를 듣는다. 학원에서 계약을 해지하는 일도 있다.

하지만 버스노동자들은 학원에 책임을 묻지 못한다. 학원은 전세버스 회사와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아발론교육에서 일했던 셔틀버스 노동자들은 전세버스 회사에 지입료 25만원을 내고 일했다. 해고도 전세버스회사와 맺은 계약을 해지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아발론교육 셔틀버스 노동자들은 휴원으로 일하지 않고 대기할 때에도 같은 액수의 지입료를 꾸준히 냈다.

노동자들은 개인 차주가 운수회사 이름으로 차량을 운행하는 지입제 관행이 이런 구조를 만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지입제란 개인 차주가 운수회사 이름으로 차량을 운행하는 것을 말한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여객자동차법)에 따르면 전세버스를 20대 이상 보유한 법인명 차량만 영업용 전세버스로 활용할 수 있다. 때문에 기사들은 버스를 직접 구매한 뒤 운수업체 법인에 차량을 등록해 영업한다. 차량의 실소유주지만 회사에 차량명의를 넘겨야 일을 할 수 있다.

노조는 전국 셔틀버스 노동자를 30만명으로 추산한다. 지난해 12월 기준 만 13세 미만 어린이 보호차량으로 경찰청에 신고된 셔틀버스는 11만1천361대지만, 미신고된 셔틀버스가 더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2017년 4월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통학이나 등·하원 차량을 운영하는 전국 아동시설은 15만6천568개다. 한 시설에 셔틀버스 두 대씩으로 계산하면 30만대 정도가 된다.

노조는 “무이자 대출 등 긴급 생계대책을 마련하고 전 국민 고용보험 도입,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개정을 통해 노조할 권리를 보장해 달라”고 요구했다.

임세웅  ims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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