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윤정 기자

서울시내 셔틀버스 기사·마을버스 기사·택시 기사들이 공통적으로 장시간 근무를 하면서도 임금은 낮고 고용은 불안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휴식시간도 현저히 짧고 건강과 안전에 대한 위험도 높은 만큼 서울시가 제도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셔틀버스 노동자들은 평일 하루 평균 12시간15분을 일했지만 임금은 월평균 211만원에 그쳤다. 게다가 차량유지비로 월평균 76만3천100원을 지출했고 사고가 나면 자비로 충당했다. 사고발생에 따른 자부담 금액이 지난해 기준 30만원 수준었다.

서울노동권익센터(소장 문종찬)는 6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취약계층 노동자 노동실태 개선방안’ 연구사업 최종발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연구사업은 매년 취약계층 노동실태조사를 하도록 한 서울시 노동기본계획에 따라 진행됐다. 올해는 셔틀버스 기사·마을버스 기사·택시 기사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였다.

셔틀버스 기사 하루평균 12시간 장시간 근무

이정훈 서울노동권익센터 연구위원은 이날 ‘셔틀버스 기사의 노동실태와 개선방안’ 주제발표를 통해 “셔틀버스 기사는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에 시달리는 데다 건강과 안전에서도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이 지난 5~6월 서울지역 셔틀버스 기사 481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셔틀버스 기사의 평일 근무시간은 평균 12시간15분이었다. 12~15시간 미만 23%, 15시간~20시간 미만 31.4%였다. 셔틀기사 46.7%는 주말에도 근무했다. 평균 수입은 월평균 211만원으로, 40.6%가 150만~200만원 미만의 월급을 받았다.

유류비·보험료·정비비 등 차량유지비로는 월평균 76만3천100원이 소요됐다. 100만원 이상이라는 응답도 19.8%나 됐다. 또 지난 3년간 사고발생으로 인한 자부담 금액은 지난해 30만4천200원, 2014년 18만7천200원, 2013년 17만1천700만원을 기록했다. 셔틀버스 기사 91.9%는 업무 중 휴식에 대해 “별도의 공간이 없어서 차량 내에서 쉰다”고 응답했다.

건강과 안전 관련 질문에서는 55.1%가 “위험하다”(다소 위험 39%, 매우 위험 16.1%)고 응답했다. 폭언이나 폭력에 노출되는 등 감정노동에 시달렸다. 무려 40.6%가 폭언이나 폭행을 경험했다고 대답했다. 이 연구위원은 “서울시가 교육목적을 위한 운행시 자가용 유상운송 허가신청을 인가할 필요가 있다”며 “셔틀버스 기사의 휴식시간 확보와 주차단속 위험부담 해소 같은 근무환경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마을버스·택시 기사 장시간 저임금 시달려

마을버스나 택시 기사들의 처우도 다를 바 없었다. 이날 ‘마을버스 기사의 노동실태와 개선방안’ 주제발표에 나선 박종식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 전문연구원은 “마을버스 기사는 고용불안에다 장시간 노동·저임금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휴식시간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전문연구원이 이 지난 5~6월 서울시내 마을버스 기사 453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용형태는 1~2년 촉탁직·기간제가 54.3%로 가장 많았고, 정규직은 34.3%였다. 근속연수도 평균 2년3개월로 길지 않았다. 1년 이하가 41.4%로 가장 많았고, 1~2년 24.1%, 2~5년 25.4%이었다. 1일 2교대 체제로 오전과 오후 근무시간은 각각 8.6시간과 10.2시간이었다. 하지만 만근을 해도 월급은 168만700원에 그쳤다.

박 전문연구원은 “각 자치구는 마을버스 사업체의 허가 요건이 잘 유지되고 있는지, 환경개선이 이뤄지고 있는지를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며 “사업자는 오랫동안 지속해 온 사업관행을 변화시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문범 공인노무사(법무법인 이산)는 ‘법인택시 기사의 노동실태와 개선방안’ 주제발표에서 “서울시내 택시기사 중 1일2교대자의 경우 43.2%가 장시간 노동, 26%가 (사납금) 입금액으로 인한 압박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직 원인으로 64.7%가 낮은 임금, 8.4%가 장시간 노동에 따른 피로감을 꼽았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해당 연구보고서를 검토한 뒤 정책반영 여부를 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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