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19.10.13 일 08:00
상단여백
HOME 기획연재 연재
[김용균 특조위 조사보고서 다시 보기 ③] 발전소 업무 외주화 끝내야 한다조성애 김용균 특조위원(공공운수노조 노동안전보건국장)

고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김용균 특조위)가 지난달 19일 4개월에 걸친 진상조사를 마치고 715쪽 분량의 조사결과 보고서를 내놓았다. 조사위원 16명, 자문위원 30여명이 참여한 대대적인 진상조사 결과다. 한국 사회가 김용균씨 죽음에 공명한 이유는 안전을 비용으로 보고 죽음까지 외주화하는 부조리 때문이었다. 김용균 특조위가 전력산업 구조개편 역사를 들춰내고 시정을 권고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결과보고서를 자세히 들여다봐야 어떻게 바꿀지 방향을 제대로 잡을 수 있다. 조사위원과 자문위원이 직접 진상조사 결과보고서의 의미를 담은 글을 보내왔다. 7회에 걸쳐 싣는다.<편집자>

▲ 조성애 김용균 특조위원(공공운수노조 노동안전보건국장)

2018년 12월11일 김용균 노동자의 죽음은 한국 사회에서 위험의 외주화는 더 이상 안 된다는 공분을 일으켰다. 김용균 노동자의 죽음으로 드러난 공기업 발전 5사의 운영실태는 엉망진창이었다. 원청인 한국서부발전과 하청인 한국발전기술이 체결한 연료·환경설비운전 용역계약서상으로는 고 김용균 노동자가 받아야 할 임금은 400만원이 넘었으나 실제로 한국발전기술에서 받은 임금은 200만원 남짓이었다. 이 기막힌 현실에 정부와 여당은 지난 2월5일 ‘고 김용균 노동자 사망 후속대책 당정 발표문과 세부브리핑’을 통해 “노동자들에게 노무비가 삭감 없이 지급될 수 있도록 한다”고 발표했다.

아직도 노무비 착복하는 하청업체, 약속 이행 않는 정부

정부가 대책을 발표한 지 7개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발전소 연료·환경설비운전과 경상정비 하청업체에서는 노무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착복하는 것으로 의심된다. 노무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하청업체들은 비난을 받을 만큼 받아서 버틴다고 하더라도 왜 정부와 여당은 7개월이 지나도록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가?

김용균 특조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상정비업무의 경우 한국서부발전과 계약을 맺은 한전산업개발은 52.2%, 한국동서발전과 계약을 맺은 금화PSC와 일진파워는 각각 45%와 44.3%, 한국남부발전과 계약을 맺은 한국플랜트서비스는 38.9%의 노무비를 착복한 것으로 의심된다. 경상정비업무를 수행하는 노동자들은 해당 발전소의 계획예방정비업무에도 참여하므로 원청과 별도 계약을 맺는 계획예방정비 착복의심 노무비는 무려 96.6%(금화PSC-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 5호기 기전설비), 89.5%(한전산업개발-한국동서발전 당진 1호기 석탄취급설비), 74.4%(일진파워-한국남부발전 하동화력 1호기 보일러설비)다.

발전소 연료·환경설비운전과 경상정비업무를 수행하는 주요 업체들의 영업이익률(2017년 기준)은 금화PSC 18.9%, 수산인더스트리 16.5%, 일진파워 18.5%, 원프랜트 15.4%, 옵티멀에너지 13.2%, 한국플랜트서비스 12.5%, 한국발전기술 13.5%다. 상장사 평균 영업이익률(6.6%)의 2배 내지 3배의 이윤을 냈다. 이익의 대부분은 인건비 착복에 의한 것으로 의심된다. 심지어 5개 발전사별로 짝을 지어서 민간기업을 육성하라는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지침이 있기도 했다. 정부가 민간기업을 육성한다는 구실로 앞장서서 노무비를 착복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 것은 아닐까?

외환위기 이후 한국 사회에 민영화·외주화가 불어닥쳤다. 정부는 노동자들 인건비가 어떻게 지급되는지 관심조차 없었다. 시중노임단가를 통해 노동자들의 최소한 생계를 보장한다고 했지만 헛일이었다. 공기업 간접고용 노동자들 인건비까지 낙찰률을 적용하는 바람에 실제 시중노임단가보다 적은 임금을 받는 것이 현실이다. 노동자 생활은 낙찰률이라는 칼로 무 자르듯 자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발전소 외주화 정책이 만든 참극

김용균 특조위 조사 결과를 통해서 발전소 외주화로 민간업체가 시장에 진입하고 경쟁했는데도 불구하고 비용이 줄어들지 않았다는 점이 밝혀졌다. 외주화는 시장주의자들이 말하는 시장의 원리와도 어긋나고, 국민 세금과 같은 전기요금이 하청업체 배를 불리는 데 사용됐다는 점이 드러났다. 그리고 2018년 말 모든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한 한 하청노동자의 죽음은 발전소 외주화의 실체다.

발전소 연료·환경설비운전과 경상정비업무를 발전사가 직접 수행한다면 추가 비용 없이 안정적인 발전소 운영이 가능해진다. 정부·여당이 노무비 착복을 방치하는 이유는 현재의 하청구조를 유지하려는 것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든다.

고 김용균 노동자가 목숨을 잃은 지 1주일 뒤 문재인 대통령은 유가족이 참여하는 조사위원회를 만들라고 지시했다. 그 결과 만들어진 것이 바로 김용균 특조위다. 따라서 김용균 특조위 조사 결과에 문재인 대통령은 답해야 한다. 하청노동자들을 위험으로 내몰고 하청업체에는 부당한 이득을 안기는 발전소 업무 외주화를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킬 것인지.

조성애  labortoday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조성애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3
전체보기
  • 2019-09-30 21:31:03

    제대로 이해했네요.   삭제

    • 위험의 외주화 없애자 2019-09-16 15:26:15

      이제는 정부가 정부다 답을 해주세요
      50% 가까운 금액을 빼간다는게 말이나 됩니까
      근데 세금은 420만원에 대한 세금을 떼어가지요
      언제까지 묵묵하게 있을건지요
      이낙연 국무총리님
      도와주세요~~~   삭제

      • 지강 2019-09-16 13:43:50

        하청업체의 만행을 정부와기관이 마무리 해줘야
        할때입니다. 더이상 같은일에 차별받는 이구조를
        똑같은 사고를 막아주세요...   삭제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