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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균 특조위 조사보고서 다시 보기 ①] 외주화 중단과 직접고용 정규직화가 노동안전 출발점남우근 김용균 특조위원(한국비정규노동센터 정책위원)

고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김용균 특조위)가 지난달 19일 4개월에 걸친 진상조사를 마치고 715쪽 분량의 조사결과 보고서를 내놓았다. 조사위원 16명, 자문위원 30여명이 참여한 대대적인 진상조사 결과다. 한국 사회가 김용균씨 죽음에 공명한 이유는 안전을 비용으로 보고 죽음까지 외주화하는 부조리 때문이었다. 김용균 특조위가 전력산업 구조개편 역사를 들춰내고 시정을 권고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결과보고서를 자세히 들여다봐야 어떻게 바꿀지 방향을 제대로 잡을 수 있다. 조사위원과 자문위원이 직접 진상조사 결과보고서의 의미를 담은 글을 보내왔다. 7회에 걸쳐 싣는다.<편집자>

▲ 남우근 김용균 특조위원(한국비정규노동센터 정책위원)

석탄화력발전소 노동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은 매우 다양하다. 다양한 위험요인 중 핵심적으로 다뤄야 할 것이 고용구조다. 고용구조가 위험을 유발하는 물리적인 요인은 아니다. 그렇지만 노동조건, 의사소통, 관리체계 문제에서 위험이 출발한다고 했을 때 고용구조는 노동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검토돼야 한다. 노동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위험의 외주화’ 또는 ‘외주화로 인한 위험 발생’이 우선적으로 개선돼야 한다.

김용균 특조위는 노동안전에 대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정부에 22개 권고를 했다. 그중 첫 번째 권고가 연료·환경설비 운전 분야에 대한 직접고용 정규직화다. 발전사는 자신이 사용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책임을 회피하고, 협력사는 자신의 설비가 아니라는 이유로 권한이 없다고 하는 사이에 위험은 방치됐고 하청노동자에게 사고가 집중돼 왔다는 것이 특조위 조사 결과다. 하청노동자가 1명 증가하면 연간 작업 관련 손상이 0.75회 증가한다는 설문분석 결과는 노동현장에서 이미 경험적으로 알고 있던 것을 수치로 보여 주고 있다. 고용의 외부화로 인해 위험관리체계는 복잡해지고 책임은 분산되며 소통은 단절될 수밖에 없음을 정규직보다 7~9배 높은 하청노동자 산재발생위험도가 보여 주고 있다. 외주화로 인해 위험이 방치되고 있는 사이에 노무비를 절반 가까이 착복하면서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협력사의 도덕적 해이는 누구를 위한 외주화인지 되묻게 만든다. 조사 과정을 통해 확인한 발전소 외주화 실태는 소위 ‘민간경쟁체제 도입의 효율성과 안정성’이라는 말이 얼마나 허구적인지를 거듭 확인해 줬다.

근래 여당에서는 특조위 권고 중 직접고용 정규직화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당정협의에서 이미 논의한 내용을 벗어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난 2월5일 당정은 ‘고 김용균 노동자 사망 후속대책’을 발표했고, 연료·환경설비 운전 분야는 “공공기관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5개 발전사 전환 대상 업무를 통합한 하나의 공공기관을 만들고 직접고용한다”고 돼 있다. 문구대로라면 발전사가 직접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공공기관(자회사)을 만들어서 고용하겠다는 것이다. 통합 노·사·전문가 협의체에서는 이러한 당정 발표내용을 토대로 △한전 자회사 신규설립 △5개 발전사의 통합자회사 신규설립 △한전산업개발 지분인수 방식을 통한 공공기관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공공기관인 자회사를 설립해서 고용하게 되면 고용안정과 처우개선이 어느 정도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관리 이원화로 인한 위험발생요인은 여전히 존재하게 된다. 하나의 연관된 시스템으로 운영해야 할 공정들을 이원화할 경우 관리의 중복과 소통의 원거리화로 인해 현장의 위험을 예방하거나 대처하기가 어렵다는 점에서 공공기관 자회사는 현재의 외주화 방식과 다르지 않다. 별도 공공기관을 설립해서 이원화하기보다는 발전사가 직접고용해서 통합운영하는 것이 안전 확보에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 특조위 보고서의 핵심이다.

석탄화력발전소가 ‘석탄하역-운탄-보일러-터빈-회처리-탈황’이라는 일관흐름방식으로 구성된 점을 고려할 때 전후 공정 간 원활한 소통과 관리의 통합이 노동자 안전과 업무의 원활성 차원에서 필수적인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과거 발전사가 통합운영했던 점, 현재도 발전사가 포괄적인 지휘·명령을 하면서 정보를 주고받아야만 한다는 점, 부서 간·노동자 간 유기적 의사소통 없이는 노동자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서 발전사가 연료·환경설비 운전 분야를 통합운영해야 한다. 특조위의 직접고용 정규직화 권고는 기존 당정협의 내용과 충돌되는 것이 아니라 취지를 보다 발전시킨 것이다.

지난 2월5일 당정협의회 발표문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도 포함돼 있다. “석탄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를 조속히 구성·운영해 사고가 발생한 구조적 원인을 조사하고, 재발방지 및 구조적·근본적 개선방안을 마련·시행한다.” 특조위가 현장조사 결과를 토대로 발표한 발전사 직접고용 정규직화는 구조적·근본적인 노동안전 대책이다. 특조위 권고에 대해 이제는 당정이 책임 있는 답을 해야 할 때다.

남우근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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