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LG유플러스 콜센터에서 일하다 목숨을 끊은 홍수연(19)양의 유가족이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를 신청했다.

LG유플러스고객센터 현장실습생 사망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4일 오전 전주 덕진구 근로복지공단 전주지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단은 숨진 홍수연양의 산재를 조속히 승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대위와 유가족은 홍양의 죽음이 회사의 영업실적 압박에 의한 업무상재해라는 입장이다.

홍양은 LG유플러스 자회사인 LB휴넷 해지방어부서(세이브팀)에서 일했다. 해지를 희망하는 고객을 설득하는 게 홍양의 업무였다. LB휴넷은 상담원들에게 월별·일별 목표를 부여해 실적을 압박했다. 신규 청약이나 기기변경 등 부문별로 목표를 정하고 팀별로 월별·일별 목표를 배분하는 식이다. 예컨대 1팀의 3월 기기변경 총목표는 584건, 일목표는 27건이었다. 직원마다 목표를 얼마나 달성하는지 생산성까지 책정해 영업실적을 내도록 요구했다.

숨진 홍양이 근무한 세이브팀은 상담원의 해지율·재약정·CS 등으로 성과를 평가한 뒤 실적급을 차등해 지급했다. 홍양의 아버지 홍순성씨의 증언에 따르면 홍양은 예상보다 급여가 적게 나오자 스트레스를 받았다. 홍양과 특성화고·LB휴넷이 체결한 표준협약서에는 월 160만원의 급여를 지급하기로 돼 있었지만 실제 홍양이 가장 많이 받았을 때 월급여는 137만원에 그쳤다.

공대위는 LB휴넷이 감정노동을 하는 상담원 보호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주장했다. 공대위 관계자는 “고객센터에는 700명의 재직자가 있지만 정신보건을 책임지는 상담사가 단 한 명밖에 없다”며 “노동자들이 무리하게 실적 압박을 받으면서도 상담조차 못 받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제왕 공인노무사(민주노총 전북본부 법률지원센터)는 “세이브팀은 다른 부서와 비교해 감정노동 강도가 세다”며 “극심한 업무스트레스에 시달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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