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고 염호석 분회장이 화장된 경남 밀양화장장에서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들과 경찰이 충돌하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지난 18일 경찰에 의해 서울의료원 강남분원에서 부산으로 강제로 옮겨진 고 염호석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양산분회장의 시신이 20일 끝내 화장됐다. 시신이 강제이동된 것처럼 화장 역시 경찰이 화장장에 집결한 가운데 순식간에 이뤄졌다.

염 분회장의 시신은 이날 오전 10시30분께 경남 밀양공설화장장에서 화장됐다. 지회 부산·양산지역 조합원 180여명은 당초 고인의 부친이 오후 1시에 화장을 예약한 사실을 파악하고, 이를 막기 위해 오전 11시께 화장장에 모였다. 하지만 고인의 부친은 시간을 앞당겨 화장을 진행했다.

노조 관계자는 "18일 강제탈취된 고인의 시신이 부산 금정구 행림장례식장에 옮겨진 것으로 파악했는데, 알고 보니 그곳에는 빈소만 차려졌고 시신은 다른 곳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부산·양산지역 화장장을 수소문해 화장계획을 알아냈다"고 말했다.

화장이 이미 시작된 것을 확인한 조합원들은 유골이라도 인도받기 위해 화장장 앞에서 연좌농성을 했고 미리 집결해 있던 300여명의 경찰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지회에 장례절차를 위임한 고인의 생모 박아무개씨도 화장장을 찾아 “아들의 유언대로 하게 해 달라. 유골이라도 넘겨 달라”고 경찰에 호소했다.

하지만 조합원들은 유해를 받지 못했다. 고인의 부친은 경찰의 보호를 받으면서 유골을 가져갔다. 부친 염씨는 경남 양산 하늘공원에 유골을 안장하기로 예약했는데, 이날까지 안장을 하지는 않았다.

노조는 “시신을 탈취해 간 경찰이 생모의 눈물 어린 호소까지 외면하고 유골마저 탈취하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19일부터 전면파업과 서울 서초동 삼성 본관 앞 노숙농성을 시작한 지회는 이날 이틀째 파업을 이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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