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전에 민주통합당 의원들과 올해 1월에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진상조사를 진행하기로 협약을 맺었어요. 그런데 아직 연락이 없네요. 구청에서 천막농성장 철거한다는 계고장만 날아오고…."

2일 <매일노동뉴스>와 만난 박근서 금속노조 한국쓰리엠지회장은 지난해 8월부터 한국쓰리엠 본사가 있는 서울 여의도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같이 해고된 10여명의 동료들과 함께 버티고 있지만 영하의 날씨를 견디기가 쉽지 않다.

한국쓰리엠은 미국 3M사가 100% 투자한 외투기업이다. 2009년 노조 결성 이후 노사갈등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인사고과에서 최하위 등급을 맞으면 그해 임금인상률 0%가 적용되고 최고 등급은 11%까지 올려 주는 '성과차등 임금제도'가 갈등의 원인이었다. 지금은 이 제도가 조합원과 비조합원 간 임금차별의 원인이 되고 있다. 박 지회장은 "금속노조 조합원은 1~3등급의 낮은 고과를 주고, 비조합원은 4~5등급을 매겨 최대 40만~50만원의 임금격차가 난다"고 말했다.

한국쓰리엠에서는 노조 결성 이후 용역경비업체 컨택터스가 투입돼 6명이 폭행사건으로 해고된 것을 포함해 19명이 해고됐다. 컨택터스는 한국쓰리엠 사건으로 경비업법 위반에 따른 영업취소 처분을 받았지만 회사는 지난해 8월에야 컨택터스와의 용역경비 계약을 해지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서울고법이 "용역경비에 맞서 폭력을 쓴 노조원을 해고한 것은 부당하다"는 판결을 내렸지만 회사는 대법원에 항소했다. 노조를 상대로 제기된 손해배상 청구금액만 2억6천만원에 달한다. 해고된 지회간부 대부분은 차와 아파트가 가압류된 상태다.

박 지회장은 "조합원들이 말은 안 하지만 대선 결과를 보고 다들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며 "실낱같은 희망으로 부당노동행위 진상조사 약속이 지켜지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인천 부평의 콜트악기 해고자들은 물도 전기도 없는 공장 내 노조사무실에서 네 번째 겨울을 보내고 있다. 추위가 계속되면서 상근하는 조합원 7명의 건강도 나빠지고 있다. 인천지검은 지난해 7월 "회사가 노조사무실에 단전·단수 조치를 한 것은 노조활동 방해"라며 노조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그러나 인천지법은 관련 재판에서 세 번이나 선고를 미뤘다. 언제 판결이 내려질지 기약이 없는 상태다.

콜트악기 해고자들은 손배가압류에 시달리고 있다. 박영호 콜트악기 대표이사는 공장을 폐쇄한 후 부지를 매각했다. 새 소유주는 최근 노조를 대상으로 2억1천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이들과 비슷한 형태의 노조탄압을 겪고 있는 금속노조 유성기업·만도·보쉬전장·콘티넨탈지회는 4일부터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위치한 서울 삼청동에서 1인 시위를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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