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의원들의 조문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진중공업이 노조의 교섭요구를 잇따라 묵살하고 있다.

1일 노동계에 따르면 새누리당 지도부는 지난달 31일 고 최강서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조직차장의 빈소를 찾았다.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고 또 5년을… "이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난 지 열흘 만이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한광옥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민대통합위원장은 이날 오후 4시께 아무런 예고없이 부산시 영도구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했다. 황 대표 등은 유족에게 별다른 말을 남기지 않은 채 5분 만에 자리를 떴다.

새누리당 지도부의 갑작스러운 방문에 지회는 "최강서 열사가 박근혜 당선자에 대한 비관 섞인 유서를 남겼다"며 "그런데도 정작 책임 있는 사람들이 사전통보도 하지 않고 아무런 해결책도 없이 조문하는 것은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지도부가 조문한 시각, 회사는 노조측의 교섭요구를 또다시 묵살했다. 지회는 이날 오후 4시 특별교섭을 열자고 회사에 요구했지만 회사측은 교섭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한진중은 노조에 보낸 공문을 통해 "회사 정상화와 노조탄압 중단·유족보상 안건으로 회사와 단체교섭을 계속 요구하고 있는 노조의 시각은 오히려 사태의 근본적인 해결을 어렵게 만들 뿐"이라며 교섭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한진중은 이어 "유가족들과의 협의는 언제든지 가능하다"면서도 "노사 간 단체교섭을 하자는 노조의 태도는 본 사건의 본질을 변질시켜 또 다른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복수노조 사업장인 한진중은 금속노조가 과반수 노조가 아니어서 교섭대표권이 없다는 이유로 노조측과 모든 대화를 중단한 상태다.

한편 '정리해고 비정규직 노조파괴 긴급대응 비상시국회의'는 5일 ‘다시, 희망만들기’라는 이름으로 희망버스에 시동을 건다. 이번 행사 참가자들은 울산 현대차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고공농성장을 거쳐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 조선소에 집결해 추모집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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