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직후 이어진 노동자들의 잇단 자살소식에 노동계가 충격에 빠졌다. 민주노총은 23일 성명을 내고 “투쟁해야 할 때 제대로 투쟁하지 못한 결과가 오늘의 참담한 상황을 초래했다”며 강도 높은 투쟁을 예고했다.

우선 내년 1월로 예정된 금속노조 총파업의 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는 불법파견 정규직화와 정리해고 철회, 노조파괴 근절 등 3대 요구사항을 걸고 1월 말께 총파업 돌입을 예고한 상태다. 여기에 민주노총이 적극로 결합하는 모양새가 될 전망이다. 민주노총은 “노동자의 목숨을 지키는 일보다 중요한 일이 없음에도 소소한 문제 혹은 추상적인 담론으로 내부조차 추스리지 못하고 몇 달을 허비했다”며 “더 이상의 죽음을 막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자들을 극단적 상황으로 내몬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고, 차기 정권을 잡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를 상대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집회도 이어진다. 이달 21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최아무개씨를 추모하는 집회가 매일 저녁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에서 열린다. 이튿날 숨진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해고자 이아무개씨의 장례가 치러지는 26일에는 부산지역 집중집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27일에는 영남권 노동자대회가 열린다.

한편 노조탄압 수단으로 악용되는 손해배상·가압류 철회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노조탄압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금속노조 KEC지회는 성명을 내고 “손해배상 청구는 가진 것 없는 노동자를 돈으로 압박해 스스로 생을 포기하게 만드는 세상에서 가장 비열하고 잔인한 살인무기”라고 주장했다.

지회는 “쌍용차 125억원(정부 청구 25억원 포함), KEC 156억원, 한진중 158억원 등 자본과 정부는 지금도 천문학적인 금액으로 노동자들의 숨통을 죄고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는 고인들이 남긴 유서를 아프게 새기고, 철탑 위에 있는 쌍용차·현대차 노동자들의 외침에 귀를 귀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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