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버스에 다시 시동이 걸렸다. 첫 버스가 출발한 지 정확히 2년, 마지막 버스로부터 1년3개월 만이다. 모두들 다시는 버스 탈 일 없기를 바랐지만 결국 또다시 버스에 올랐다. 대다수 탑승객들은 2년 전 살기 위해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35미터 크레인에 올랐던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을 살아서 내려오게 만들었던 ‘그들’이었다.
대선이 끝난 지난 19일 이후 1주일 남짓한 기간에 5명의 노동자와 활동가가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급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노동계의 반응은 점차 하나로 모아지고 있다. "이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 민주노총 집계에 따르면 12월 말 현재 장기투쟁 사업장은 40여곳이 넘는다. 이들은 이명박 정권과 싸웠고,
지난 11일 오후 4시30분 일본 대마도 앞바다. 2만1천600톤급 카페리 선박 팬스타드림호의 조타실에 전에 없던 분주함과 긴장감이 넘쳤다. 부산과 일본 오사카를 운항하는 카페리 선박인 이 배의 노동자들이 18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선상부재자투표를 벌이는 날이다.“선원생활 36년 만에 선상투표, 가슴 벅차”‘국내 최초&rsq
음식이 유별나게 맛있는 것도 아니다. 화학조미료를 전혀 안 쓰기 때문이다. 노는 물(?)이 좋은 것도 아니다. 40대 중반의 검은 옷을 즐겨 입는 시커먼 남성들이 주요 고객이다. 하지만 단골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이 "사람 맛이 있는 곳"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 20일 늦은 저녁.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한 술집에서 시큼한 막걸리 냄새
드넓은 현대자동차 정문 주차장 한구석에 푸른색 천막 대여섯 동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거친 바람이 천막을 깃발인 양 흔들어 대는 그곳 한가운데 50미터의 송전철탑이 거대하게 솟아 있다. 철탑의 중간지점에서 지상을 내려다보고 있는 천의봉·최병승씨. 두 명의 현대차 비정규직의 얼굴이 작은 점처럼 보였다. 그들의 발밑으로 접근을 막는 철조망이 흉물스럽게 둘러처져
“눈이 좀 커 보여야 하니까 쌍꺼풀 있게 고쳐 줘야 해. 몸은 허리가 쑥 들어가게 늘씬하게 해 주고. 알았지?”나이가 들어도 여자는 여자다. 꽃무늬 블라우스를 차려 입은 이순이(65) 할머니가 양손으로 겨드랑이를 쓸어내리며 "호호호" 웃는다. 옆에 선 김순이(67) 할머니도 예의 그 꽃무늬 블라우스를 받쳐 입고 &ld
"하루에 사납금 11만원 내고 LPG 값 7만~8만원 제외하고 밥·커피값 빼면 5만원도 채 안 남아요. 한 달 동안 버는 돈이 고작 120만원 안팎입니다. 평균 12시간 정도를 일하는데, 사납금이 채워지지 않는 날에는 월급에서 떼이기 때문에 15시간을 일할 때도 많아요. 살려고 시작한 일인데 이젠 막장 직업이 돼 버렸습니다."
"저, 허리가 아파서 왔는데요."지난 14일 오후 한 남성이 어두운 표정으로 인천 남동공단에 위치한 인천근로자건강센터를 찾았다. 운송업에 종사하는 정아무개(31)씨는 한 달 전부터 허리가 아파 센터를 찾았다고 했다. 접수를 마치고, 기초검사(혈압·혈당·당뇨)를 실시했다. 최근 우울한 기분을 느낄 때가 많다고 해서
"아주 쉽게 원고를 썼습니다. 직원이 7천명인 기업에서 회계조작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정말 도가니같습니다. 정부와 기업·회계법인끼리 무슨 말이 오갔을까요." 쌍용자동차 사태 관련 르포를 쓰고 있는 공지영 작가가 지난 11일 저녁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거리강연에 나섰다. 쌍용차 희생자 추모와 해고자 원직복직을
북콘서트가 대세다. 요즘 여의도에서 북콘서트를 한 번 안 열어 본 정치인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그래도 이런 북콘서트는 처음 봤다. 사회자도 출연자도 모두 해고자다. 심지어 게스트로 출연해 기타를 메고 노래를 부르는 밴드마저 해고자들로 구성돼 있다.지난 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에서 '사람 꽃을 만나다'라는 이름으로 열린 북콘서트 이야기다. 쌍용
1박2일로는 학습지노조 재능지부 조합원들의 투쟁을 가늠하기 어려웠다. 지부는 서울시청 광장 앞 재능교육 을지사옥 텐트농성장을 지키고, 을지사옥 앞에서 하루 세 번 선전전을 진행한다. 서울 혜화동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는 하루 두 번 선전전을 벌인다. 매일 저녁에는 문화제를 연다. 투쟁사업장 연대투쟁도 나선다. 가 지난 24일부터 25
"서희산업 직원의 비알코리아로의 소속 전환을 추진한다. 단, 직접고용 시기와 방법은 10일 이내에 노사가 합의해 결정한다." 지난달 18일 충북지방노동위원회에서 깜짝 놀랄 만한 합의서가 나왔다.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을 생산하는 비알코리아의 총괄부사장과 하청기업인 서희산업 사장, 서희산업노조 위원장의 서명이 담긴 이 합의서는 딱 두 줄뿐이
서울 ㅇ운수에서 촉탁직 버스기사로 일하는 라명호(61)씨는 올해로 22년째 시내버스를 몰고 있다. 각종 세금과 보험료·노동조합비·통상 10만원을 웃도는 각종 과태료를 빼면 한 달 평균 210만원가량의 월급을 받는다. 이 돈으로 시집 간 딸을 뺀 세 식구의 생계를 책임진다.“서울시가 버스기사 월급이 350만원이라고 주장하는
지난달 20일 서울 보신각에서 열린 장애인차별철폐결의대회에서 장애인활동보조인들이 무대에 올랐다. 그들은 “진짜 사장 보건복지부가 직접 고용하라”, “활동보조인제도 개선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장애인활동보조인제도는 1급 중증장애인 가정에 보조인이 직접 방문해 이용인의 욕구충족과 사회참여를 돕는 서비스다. 2007
선거사무실을 방불케 하는 모습이었다. 사무실 한쪽 벽면에는 동사무소에서 볼 법한 상세한 지역 지도가 걸려 있었고, 직원들의 책상 위에는 지역 사업장리스트가 적힌 문서가 가득 쌓여 있었다. 컴퓨터 등 사무집기도 없는 책상 앞에 앉은 10여명의 노동자들은 제각각 전화기를 부여잡고 통화를 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책상 사이 칸막이가 설치돼 있지 않아 그들의
"자 이제 불이 난 곳을 향해 물을 뿌립니다. 소방호스를 잘 잡고 발사하세요."실제 물이 뿜어져 나왔다. 소방서 체험관 선생님(코칭스태프)의 호루라기 소리에 맞춰 물이 쏟아지자 꼬마 아이들은 불을 끄기에 여념이 없었다. 불은 화면 속 영상에 불과했지만 소방호스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은 실제였다. 소방차를 타고 화재현장에 도착한 아이들은 불을
최공주(68)씨는 3년 전 서울의료생활협동조합에 가입했다. 지인의 추천을 받았다. 협동조합이라는 명칭이 생소했지만 지인은 믿고 갈만한 병원이라고 조언했다. 실제 의료생협에서 운영하는 치과에 다녀보니 확실히 달랐다. 꼼꼼히 관리해주고 치아 상태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준다. 조합원 10% 할인도 받는다. 의료생협 사무실에서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건강강좌도 들을 수
서울도시철도공사 해고자들이 다음달 1일자로 복직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당선 뒤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 노사가 해고자 복직에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지난 1월 17명, 서울메트로는 지난 3월 16명의 해고자를 경력직으로 채용키로 약속했다. 서울도시철도공사 해고자 17명 가운데 이번에 복직되는 이는 12명이다. 남은 이들 가운데 1명
"총선이 끝나고 솔직히 막막했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생각했습니다. 쌍용자동차 동지들의 죽음이 이어지고 있는데 우리가 과연 투쟁을 접을 자격이 있는가. 재능교육 동지들이 이토록 오래 싸우고 있는데 우리가 여기서 접을 자격이 있는가."지난 24일 저녁 충북 보은군 속리산 수련연수유스호텔 대강당 무대에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이 오르자 분위기가
4월의 그곳은 아름다웠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개나리·진달래, 이름 모를 꽃들이 방긋 웃어 준다. 새 지저귀는 소리는 또 어떤가.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가 지난 20일 오전 서울시 동대문구에 위치한 국립산림과학원을 찾았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산림청 산하기관으로 국내 유일의 산림 관련 연구 총괄기관이다. 무릉도원과 국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