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국회

22대 총선에서 ‘제3지대 신당’이 태풍의 눈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떠오르는 3지대는 거대 양당에 대한 입장과 총선 전략에 따라 삼각구도로 볼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민주진보진영 비례연합정당을 만들자는 ‘개혁연합신당’ 세력, 거대 양당은 안 된다는 ‘미래대연합’ 세력, 그리고 정의당과 녹색당의 선거연합정당과 진보당·녹색당으로 구성된 진보 4당이다.

민주당 위성정당 꼬리표 개혁연합신당

개혁연합신당은 정치개혁을 내걸고 있다. 기본소득당과 사회민주당 창당준비위원회, 열린민주당이 여기에 속한다. 이들은 15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에 민주진보진영 비례연합정당을 제안했다.

정치개혁을 이끌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주장이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는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촛불이 만든 정치개혁 성과를 이어가면서 선거제도를 퇴행시키지 않고, 윤석열 정권과 맞설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용 의원은 “위성정당 출신이라는 논란에도 가장 개혁적인 목소리를 내왔던 의원이자 정당이라고 자부한다”며 “이번 총선에서도 결과로 보여 주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등과 같은 세력까지 포괄한다는 입장이다. 용 의원은 “정권 폭주를 막기 위해 돌 하나 올리겠다고 한 누구나 함께한다”며 “개혁정치에 동의한다면 함께 간다는 원칙”이라고 했다.

약점은 정치개혁을 내세우고 있지만 언제든 민주당에 흡수 통합될 수 있는 처지라는 평가다. 용 의원은 “선거 이후 이야기는 지금으로서는 너무 먼 이야기”라며 말을 아꼈다.

양당 기득권 타파 ‘미래대연합’
이준석 신중 행보가 변수

‘미래대연합’은 거대 여야를 배제하고 가야 한다는 세력이다. 양당 기득권을 타파해야 한다는 의제에 공감하는 이들이 주류다.

민주당을 탈당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새로운미래’, 조응천·김종민·이원욱 의원, 박원석·정태근 전 의원의 ‘미래대연합’, 이준석 ‘개혁신당(가칭)’ 정강정책위원장과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있는 ‘세 번째 권력’, 금태섭 전 의원의 ‘새로운선택’과 양향자 의원의 ‘한국의희망’이 있다. 여기에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가 있는 정의당의 ‘대안정치행동’이 이날 오전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의당을 탈당하고 ‘미래로 가는 대안정당’의 길에 나선다고 밝혔다. 미래대연합을 고려한 메시지로 읽힌다.

미래대연합의 변수는 이준석 위원장이다. 이준석 위원장은 아직까지 이들과 완전히 결합하겠다는 입장은 아니다. ‘떴다방’ 같은 결사체에 참여하진 않고, 적어도 다음 대선까지는 무조건 함께한다는 게 이준석 위원장 입장이다. 미래대연합이 신속하게 합당한 뒤 비례·지역구 후보를 같이 내야 한다는, 이른바 ‘조기 통합론’에 선을 그은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준석 위원장의 개혁신당은 당원 모집 하루 만인 지난 4일 당원 2만명을 확보하며 중앙당 창당 요건과 시도당 7개의 설립 요건을 충족시켰다. 20~30대 남성 표심에 미치는 영향력이 여전한 만큼 지지세력과 신중한 행보를 펼친다고 풀이된다.

진보 4당은 합치나 안 합치나
민주당행 또는 독자세력으로

진보 4당의 행보도 관심이 쏠린다. 이들은 윤석열 정권에 맞서면서 진보정치의 도약을 이루는 선거로 총선 공동대응을 모색한다. 다만 정의당은 자당을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선거연합정당을 제안하고 녹색당이 이에 화답하며 ‘녹색정의당’이라는 이름으로 선거연합정당을 추진하고 있고, 진보당은 당 바깥에 가설정당을 만들자는 입장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들이 하나로 모이기 어려울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진보 4당은 이견을 좁히기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는 입장은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김준우 정의당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선거연합정당이라는 목표에 동의하는 진보정치세력과 함께 총선에서 이기기 위해 앞으로도 중단 없이 보다 확장된 선거연합정당 구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선대본부장단 회의를 열고 “진보당은 정의당 플랫폼이 아닌 ‘노동자 플랫폼’이라는 대안을 제시했지만, 정의당과 녹색당을 설득하지 못했다”며 “‘하나의 진보연합’으로 국민께 희망과 감동을 드릴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들 역시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에 합류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탈당 의사를 밝히며 정의당 지도부를 향해 “민주당이 주도하는 비례위성정당에 참가할 것”이라며 “실제로 지도부 내에서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독자적인 진보정당 세력으로 남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비례연합정당으로 가는 것은 명분도 실익도 없기 때문이다. 비례연합정당에 들어가도 의석수를 1~2석 이상 배분받지 못한다는 계산이 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8~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천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정의당 지지율은 1.7%, 진보당은 1.8%에 그친다. 기타 정당이 5.7%, 없음이 7.8%, 잘 모름 0.9%, 무당층 8.7%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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