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 주최로 20일 서울 서초구 SPC그룹 앞에서 열린 SPL 평택공장 산재사망사고 희생자 서울 추모행사에서 시민들이 헌화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파리바게뜨 빵을 만드는 SPL 평택공장 노동자 산재 사망사고와 관련해 노동자·시민들의 분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산재사고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수사는 속도를 내고 있다.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상임대표 권영국)은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SPC그룹 앞에서 지난 15일 SPL 평택공장에서 숨진 노동자를 위한 추모식을 열었다. SPC그룹을 상대로 투쟁해 온 노동·시민단체와 시민들은 헌화 후 고개를 숙여 고인의 죽음을 애도했다. 이정미 전 정의당 대표도 함께했다.

SPL 평택공장 노동자인 강규형 화섬식품노조 SPL지회장은 “안전장치를 많이 해도 배합수(업무량)를 줄이지 않으면 사고는 난다”며 “(많은) 물량을 소화해야 하다 보니 안전장치를 제거하고 일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강 지회장은 “작업 속도를 줄여 달라”며 “여유 있게 일할 수 있는 그런 작업 공간을 마련해 달라”고 호소했다.

성공회대 노학연대모임인 가시 소속 학생들은 “국민에게 맛있는 빵을 만드는 SPC 계열사 노동자가 행복하지 않고 다치고 죽어 간다면 그건 누구를 위한 빵인가”라고 물었다.

권영국 상임대표는 “(고인의) 카톡을 보면 밥 먹을 시간도 없이 물량을 채우기 위해 일했다고 한다”며 “잠을 자지 않고 야간 12시간을 일하고, 새벽 6시가 되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누구도 자신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임종린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장은 “SPL 평택공장 여성 청년노동자의 죽음은 SPC그룹의 내재화된 노동탄압 경영이 부른 참사”라며 “SPC 허영인 회장은 철저한 성찰과 반성을 바탕으로 경영방침을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고인은 발인 후 천안추모공원에 안장됐다. 장례 절차는 마무리 됐지만 SPL이 사고 발생 당일 사고 현장 바로 옆에서 동료노동자에게 일을 시킨 사실이 알려지면서 회사를 향한 공분은 쉬이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당국은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노동부는 18일 SPL 대표이사를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노동부 경기지청과 경찰은 이날 오후 SPL 평택공장을 합동으로 압수수색했다.

노동부는 안전보건관리책임자가 산업안전보건법에 규정된 안전조치 의무를 준수했는지 여부를 살피는 한편, 올해 4월 SPL 공장에서 발생한 2건의 끼임 부상사고 이후 재발방지대책이 적법하게 수립·이행됐는지 등 경영책임자의 안전보건확보 의무 이행 여부에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노동부는 “2인1조 작업 매뉴얼 준수 여부와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교육 규정 준수 여부 등 제기된 의혹도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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