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에 납품하는 반죽과 완제품 빵을 생산하는 SPC그룹 계열사 에스피엘(SPL) 평택공장에서 20대 여성 노동자가 업무중 숨지자 철저한 원인조사와 경영책임자 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과 화섬식품노조는 17일 오전 SPL 평택공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건은 산업재해 사전 예방조치가 취해지지 않아 발생한 중대재해 산재 사망사고”라고 지적했다. 20대 산재 피해 여성노동자는 지난 15일 오전 6시께 샌드위치 소스를 배합하는 기계에 끼여 숨졌다. 사고 현장에 끼임 사고를 예방할 덮개는 없었다. 현장노동자는 예방할 수 있었던 사고라고 강조했다. 일주일여 전 SPL 평택공장에서 비정규 노동자가 컨베이어벨트에 손가락이 끼여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 기계를 점검했다면 이번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다는 주장이다.

공동행동은 “손끼임 사고가 났을 때 제대로 재발방지 대책을 세웠다면 이번 죽음을 막을 수 있었다”며 “중대재해 처벌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4조2항에 따라 재해 발생시 재발방지 대책의 수립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와 5조 도급·용역·위탁 등 관계에서의 안전 확보 의무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강규형 노조 SPL지회장은 “우리는 안전하지 못한 곳에서 일하고 있다”며 “30분 먼저 출근해 무급으로 안전교육을 받으라던 회사는 (무급교육에) 문제를 제기하자 안전교육을 없앴다”고 주장했다. 강 지회장의 설명을 종합하면 안전교육은 조회시간 “조심하라”는 말로 대체됐고, 현장 노동자들은 한 달치를 몰아 (안전교육 확인) 서명을 해야 했다.

강 지회장은 “회사는 망자가 돌아가신 그 사고현장에 천막을 치고, 그 옆에 몇십 명을 불러다가 일을 시켰다”며 “정말 우리를 감정 없는 동물로 보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사고 당일 저녁 사고현장에 있던 일부 기계는 정상 가동됐지만, 현장 노동자의 문제제기로 현재 가동이 중단됐다.

공동행동은 “유족에게 사죄하고 철저한 원인조사,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며 “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라 경영책임자를 엄정 수사하고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이날 “고인과 유가족께 깊은 애도를 표하며, 작업환경 개선, 시설투자 등 재발방지를 위해 모든 힘을 기울여 다시는 이런 가슴 아픈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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