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조 서울지부

LG전자 베스트샵에서 일하는 판매노동자가 처우개선과 노동시간단축을 요구하며 14일 트럭시위를 시작했다. 이들은 통상 하루 10시간 서서 일해 저녁이 있는 삶은커녕 족저근막염과 하지정맥류 같은 직업병에 시달리고 있다.

금속노조 서울지부와 노조 하이프라자 바른노조지회(지회장 이제헌)는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현장 노동자들의 요구를 알리는 트럭시위는 LG트윈타워 앞에서 3일 동안 진행된다. 지회는 조합원·비조합원 제한을 두지 않고 트럭시위 비용을 위한 모금을 했고 하루 만에 목표액을 채워 마감했다.

트럭시위 배경에는 열악한 노동환경과 처우에 대한 불만이 있다. 이제헌 지회장은 “점심시간 외 휴게시간이 따로 없다”며 “점심시간이라고 매장 문을 닫지 않으니, 매장이 바쁘면 지점장이 점심시간 중 호출하기도 한다”고 증언했다. 그는 “입구대기라는 시스템 때문에 직원들은 딱딱한 구두를 신고 하루종일 서서 일한다. 어떤 지점은 직원이 서 있어야 할 위치에 스티커를 붙여 놓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노력을 등에 업은 하이프라자의 영업이익은 2018년부터 계속 증가했지만 직원들의 처우는 되레 나빠지고 있다. 권은지 지회 사무장은 “회사는 최저임금 1천원을 올려 주기 싫어 식대를 없애고, 그게 문제가 되느냐고 당당하게 이야기한다”며 “같은 회사임에도 영업점(로드숍·홈플러스·백화점)에 따라 서로 경쟁구도를 만들고, 동료끼리 얼굴을 붉히게 한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오후 8시30분인 폐점시간을 30분 단축 △월 고정 초과근로 52시간 중 30시간을 기본급에 산입 △식대 원상복원·통신비 지급·판매수당 등 임금체계 개편 등을 요구하고 있다. LG전자 베스트샵은 LG그룹 계열사 ㈜하이프라자가 운영한다. 95%가 정규직 노동자로 전체 직원 4천100여명 중 1천여명이 지회에 가입한 상태다.

지난 4월 설립된 노조는 같은해 9월 회사와 2021년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회사는 대부분 요구에 ‘수용 불가’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부와 지회는 “이 투쟁을 시작으로 다양한 투쟁을 통해 빼앗긴 식대를 복원시키고, 차별받는 통신비를 쟁취할 것”이라며 “가족과 따뜻한 저녁을 보내기 위한 퇴근시간을 30분 단축하고, 8시에는 퇴근하는 삶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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