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LG전자 가전제품을 판매하는 LG전자 계열사 ㈜하이프라자가 올해 잇따라 희망퇴직자 모집을 진행해 노동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13일 금속노조 하이프라자 바른노조지회(지회장 이제헌)에 따르면 하이프라자는 지난달 17일부터 만 45세 이상 노동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다. 실적평가 지표인 ‘레벨’ 3.2점(만점 5점) 이하이거나 최근 3년의 인사평가 B·B·C 이하인 경우도 희망퇴직 지원이 가능하다. 만 45세 미만이라도 실적 조건을 충족하면 지원이 가능하단 뜻으로 희망퇴직이 연령과 무관하게 전방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원 기한은 연말까지다.

사내에 희망퇴직 관련 안내문·공지문을 게시하지 않고 희망퇴직 대상자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해 희망퇴직을 안내하고 있다. 하이프라자는 판매 매출·카드 프로모션·멤버십 가입 등 지표로 판매노동자의 실적을 매달 평가해 레벨을 매긴다. 12개월 동안 누적된 레벨과 지점장의 정성평가 등이 합쳐져 한해 인사평가 등급(S·A·B·C·D)을 결정하는 구조다.

모집 대상자 장벽은 낮아지고 있다. 회사는 지난 5월과 9월 진행한 희망퇴직의 경우 만 50세 이상이어야 지원이 가능했는데 11월부터 현재까지 진행 중인 희망퇴직은 만 45세 이상 요건을 충족하면 지원 가능하다. 최근 3년 인사평가가 B·C·C 이하인 경우 지원하도록 했는데, 이번에는 B·B·C로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이제헌 지회장은 “과거 희망퇴직 모집 당시 B·C·C 이하가 지원가능하다고 했지만, B·B·C가 전화해 지원해도 받아 줬다”며 “처음에는 저성과자를 내보내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했는데 사실 속내는 인력을 줄이고 싶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3년 인사평가 B·B·B는 직원 70~80%에 해당한다.

“나가라”는 신호는 이뿐 아니다. 판매노동자의 성과금도 점차 적어지고 있다. 월급 중 30~40%가 판매 매출에 따른 연동급인데 시상금 비율을 줄이는 형태다. 고금리·불경기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판매노동자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 지회장은 “임금은 지난해 대비 100만원씩 줄었다”며 “1년반 동안 800여명이 나가 4천400명이던 노동자는 3천600여명만 남았다”고 전했다.

노조는 이 같은 회사의 움직임이 온라인 전환 흐름과 깊게 연관돼 있다고 보고 있다. 하이프라자 본점은 영업종료시간인 오후 8시30분 이후 무인매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제헌 지회장은 “최근에는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모델을 매장에 진열해 놓고, 직원들에게 고객이 옆에 있는 스크린을 통해 주문하는 것을 도우라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회는 “근본적인 대책 없이 상시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회사는 비전과 대책부터 제시해야 한다”며 회사 대표와 면담을 요구한 상태다. 하이프라자쪽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지금 통화가 어렵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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