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예슬 기자

라이더유니온이 배달주문앱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에 라이더가 평가등급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구제절차를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회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단체행동을 경고했다.

라이더유니온은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질병 등으로 일을 못할 경우 입증서류를 내면 등급을 보장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라”고 요구했다. 라이더유니온은 이 문제에 관련해 회사와 3월과 5월 두 차례 면담을 가졌지만 회사는 “앱 프로그램 자체 변경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고 전했다.

특수고용직인 요기요 익스프레스 노동자들은 한 주 전에 스케줄을 미리 신청해 일한다. 평가등급이 높을수록 스케줄을 더 빨리 신청할 수 있다. 등급이 낮으면 주문량이 많은 시간대에는 신청하기 어려워 소득이 감소하는 구조다. 주문처리건수·주문수락률 등 1주 단위 업무평가에 따라 결정되는 등급은 1~5등급으로 구분한다. 배달노동자는 자신의 등급이 어떻게 책정되는지 알기 힘들다.

요기요 익스프레스 노동자 A씨는 “주문수락률을 95% 이상을 유지했지만 휴식을 잠깐 취했다는 이유로 다음주 등급이 떨어졌다”며 “무슨 이야기만 하면 인공지능(AI)이 판단했다고 하는데 도대체 AI가 뭐냐”고 답답해 했다.

라이더유니온은 관련한 문제를 논의하려 지난 3월17일, 5월11일 두 차례 회사쪽과 면담했다. 등급이 하락할 수밖에 없던 사유를 증명하면 등급을 원상회복하는 형태의 구제절차를 마련해 달라는 요구에 더해 △조리 대기시간 개선 △배달앱 내 메시지 기능 개선 △AI시스템 문제 개선 등을 요청했다. 하지만 회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라이더유니온은 “등급이 떨어지는 게 두려워 휴식도 편히 쓰지 못하는 라이더들이 있다”며 “요기요코리아는 등급은 인공지능이 판단해 자신들도 알 수 없고 개선이 힘들다는 말만 반복한다”며 비판했다. 라이더유니온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단체행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요기요쪽은 “위탁운영 라이더들이 스스로 스케줄을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스템을 지원하고 있다”며 “휴식시간 기준 등 라이더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은 추후 안내드릴 수 있도록 개선조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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