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희망연대노조 케이블방송비정규직티브로드지부는 지난 7일 오전 서울 중구 SK그린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K브로드밴드 협력업체 원케이블솔루션에 탄력근로제 시행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정소희 기자>

티브로드와 합병한 SK브로드밴드의 가장 큰 기술센터가 탄력근로제를 일방적으로 추진해 노동자들 반발이 거세다.

9일 희망연대노조 케이블방송비정규직티브로드지부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 협력업체인 원케이블솔루션은 지난달 14일 지부와 면담 자리에서 ‘2주 단위 탄력근로제 도입’을 통보했다. 노조는 이후 공문을 통해 반대 의견을 전달했으나 업체는 취업규칙을 개정해 탄력근로제 도입을 강행했다. 지부는 이를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과반수로 조직된 노조가 아니라 사측이 지부에 동의를 구할 의무는 없다.

지부는 탄력근로제 시행에 따라 ‘공짜 노동’이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기술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현재 주 6일·주 52시간씩 일하고 있다. 단체협약을 통해 월 35시간의 연장근로를 상시적인 것으로 인정해 포괄임금제처럼 운영하고 있다. 탄력근로제가 시행되면 2주 단위로 주 48시간 한도 내에서 법정 근로시간(1주 40시간)을 초과해 근무해야 한다. 주 40시간을 초과해 연장근로를 해도 이에 대한 가산수당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단체협약을 통해 인정한 연장근로 합의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혼자서 야간근무를 할 위험도 높다. 전송망 직군의 노동자들은 전봇대에 올라가 작업을 한다. 이들은 저녁에 긴급출동할 일이 많은데, 탄력근로제를 하게 되면 하루 8시간 이상을 초과해도 야간노동이 문제되지 않는다. 탄력근로제를 시행하면 신규인력을 채용하지 않고 기존 인력에게 야간노동을 부과할 수 있다.

최성근 지부 미조직부장은 “안산 기술센터는 지난해 7명의 직원이 그만뒀지만 신규채용은 단 한 명도 없었다”며 “다른 직군으로 채용된 직원들을 모자란 직군에 투입하는 방식으로 직원을 돌려가며 써먹더니 탄력근로제를 시행하겠다는 것은 노동자를 착취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원케이블솔루션은 서울·경기 일부와 대구·부산에서 SK브로드밴드 기술센터를 운영해 전체 900여명의 노동자 중 600여명의 노동자들이 일하는 가장 큰 규모의 업체다. 지부는 다른 3개 협력업체로 탄력근로제가 확대될 것으로 우려한다. <매일노동뉴스>는 원케이블솔루션 관계자에게 탄력근로제 시행에 대한 입장을 묻기 위해 통화를 시도하고 메시지를 남겼지만 회신받지 못했다.

한편 희망연대노조 케이블방송비정규직티브로드지부는 지난 7일 오전 서울 중구 SK그린빌딩 앞에서 탄력근로제 도입에 반대한다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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