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조 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
한국지엠이 창원공장에서 추진 중인 1교대제 전환에 제동이 걸렸다. 정규직노조인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창원지회가 12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회사와 1교대 협의 중단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창원공장은 물량감소를 이유로 이달 23일부터 주야 2교대제를 상시 1교대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회사는 이달 말 하청업체와 도급계약을 종료해 비정규직을 내보내고, 비정규직 공정에 정규직을 배치하는 인소싱 공정 지원자를 모집하고 있었다. 지회가 이날 '교대제 협의 중단'을 결정한 만큼 회사가 1교대제 시행을 강행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근무형태 변경은 단체협약상 노사합의 사안이다.

대의원들 "교대제 논의 부적절, 차기 집행부로 넘겨야"

노동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한국지엠 창원공장 연수관 대강의장에서 열린 지회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대의원들은 1교대제 전환 여부를 놓고 격론을 벌인 끝에 '노사협의 중단, 차기 집행부 일임'을 결정했다.

지회는 원칙적으로 교대제 개편에 반대한다. 1교대제로 전환하며 비정규직을 내보낸 뒤 폐쇄 수순을 밟은 군산공장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속되는 사측의 물량감소 압박에 정규직 내에서도 교대제 개편이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회가 교대제 개편을 반대하면서도 지난 9일 노사협의에서 회사가 전 직원을 대상으로 부서별 인소싱 공정 희망자를 모집하는 것을 허용한 것은 조합원들의 복잡한 속내를 반영한 선택이었다. 실제 회사가 이날까지 진행한 '인소싱 공정 희망자 모집'에 정규직 400여명이 지원했다. 창원공장 생산직 1천800여명의 20%가 넘는 규모다.

하지만 "정규직이 비정규직을 고용안전판으로 사용한다"는 비판과 결국 정규직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안팎에서 강하게 제기됐다. 이날 대회에서 교대제 전환 관련 대의원 찬반투표가 진행되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왔지만, 회의 과정에서 "교대제 전환 안건을 다루는 것은 부적절하다"거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집행부가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는 의견이 다수 제출되면서 논의가 일단락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가 "창원공장이 죽느냐 사느냐" "정규직이냐 도급직(비정규직)이냐"를 선택하고 결단하라며 노노갈등을 부추기는 상황에서 자칫 비난이 정규직에게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연수관 앞에서 1교대제 전환 반대 선전전을 했던 비정규 노동자들은 대회 결과에 한숨을 돌렸다. 노조 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는 "내년 물량이 11만3천대로 늘었고, 1교대를 앞둔 지금도 조립부는 잔업·특근을 하고 있다"며 "이런 시점에 1교대로 가겠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고 밝혔다.

지회는 "비정규직 공정으로 정규직 배치전환이 되면 한국지엠에 대한 비판이 정규직에 대한 비판으로 바뀔 수 있다"며 "회사가 노노갈등을 부추기며 사회적으로 정규직을 고립시키는 것은 구조조정을 밀어붙이기 위한 사전작업일 수 있다"고 봤다.

한국지엠 "노사협의 지속해 연말까지 해결할 것"

당장 23일부터 1교대제를 운영하려던 회사는 난감한 표정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1교대제 전환을 안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교대제 전환은 노사 간 합의가 돼야 하기 때문에 강행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생산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노사 간 협의를 계속할 것"이라며 "다만 협의가 안 되는 기간에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미 차기 집행부가 선출돼 있기 때문에 현 집행부든 차기 집행부든 협의를 이어 갈 여지가 있다고 본다"며 "협력업체 계약기간인 이달 말까지는 문제를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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