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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정규직 전환 3단계 후속대책 '무용지물' 우려노동계 "중앙정부 역할 포기하고 개별기관에만 맡겨 … 민간위탁 부추기는 정책"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3단계인 민간위탁 분야 정규직화가 갈수록 꼬이고 있다. 정부가 올해 2월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실적 및 민간위탁 정책추진방향'을 발표한 뒤 최근 후속대책까지 내놓았지만 노동계는 "민간위탁을 오히려 부추기는 정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관련 3단계 '민간위탁 정책추진방향'에 따라 대상 기관이 원만하게 이행하기 위한 세부 절차를 담은 세부 설명자료를 최근 배포했다"고 21일 밝혔다. 현행대로 민간위탁을 유지할 것인지, 직접수행으로 전환(정규직 전환)할 것인지 타당성을 검토하고, 민간위탁으로 오분류한 업무의 처리방안을 담았다.

기준도, 거버넌스도 없는 '민간위탁 타당성 검토'

정부는 2017년 7월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1단계 중앙정부·공공기관, 2단계 지자체 출연기관·공공기관 자회사 비정규직(기간제·파견·용역 포함)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했다. 지난 2월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의 마지막 단계라 할 수 있는 민간위탁 분야 정규직화 관련 지침을 발표했다. 그런데 실태조사와 전환기구를 설치해 추진한 1·2단계와 달리 3단계는 기관별로 민간위탁사무 타당성을 검토해 직접수행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운 셈이다.

노동부는 민간위탁 관련한 세부 지침을 이번에 '세부 설명자료'라는 이름으로 내놓으면서 "개별기관이 자율적으로 민간위탁사무 타당성을 검토해 적정 수행방식을 결정하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런데 개별기관에서 민간위탁 타당성을 검토할 때 필요한 기준은 제시하지 않았다. 우문숙 민주노총 정책국장은 "정부의 이번 민간위탁 정책은 직접고용 포기 정책이나 다름없다"며 "정부가 손을 놓으면서 지자체가 직영으로 하던 업무를 민간위탁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확산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 인천 남동구청은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6월부터 민간위탁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다문화가정에 방문해 결혼이주여성과 자녀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다문화방문지도사들은 2015년 민간위탁에서 직영으로 전환된 지 3년 만에 다시 민간위탁으로 전환될 위기에 처했다.

또 1·2단계에서는 노사와 전문가가 협의기구를 구성해 정규직 전환 방식을 논의하도록 한 반면 3단계는 이러한 거버넌스 구성조차 담지 않았다. 노동부는 "전문가와 위수탁기관 노동자, 사업주 등 이해관계자 의견수렴을 통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타당성을 검토하도록 권고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의견수렴 과정조차 강제성이 없어 형식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장인숙 한국노총 정책실장은 "정부가 명확하고 일률적인 기준을 설정하고 지침을 내려 민간위탁 노동자의 직접고용 전환을 유도해야 하는데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다"며 "민간위탁 노동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민간위탁 직접고용 전환 심의위원회'를 만들어 합리적인 기준과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사갈등 첨예한데
조정신청 권한은 원청 사용자에만 줘


노동부는 청소·경비업무처럼 1단계 정규직 전환 대상인데도 개별 기관이 민간위탁으로 잘못 분류한 이들을 구제하는 절차도 마련했다. 이달 말까지 조정을 요청하면 노동부가 오분류인지 아닌지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발전사 경상정비업무처럼 정규직 전환을 둘러싸고 사회적 갈등이 심각한 경우는 정부부처가 합동으로 구성한 '비정규직TF'에서 판단한다. 비정규직TF는 다음달 말까지 심층 논의가 필요한 사무를 결정하면 소관부처 등 '권한 있는 기관'을 중심으로 협의기구를 구성해서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그런데 벌써부터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실제로 댐과 상수도 정비·점검 업무를 도맡고 있는 수자원기술주식회사 노동자들은 "노동부 지침이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수자원기술노조는 "상시·지속적인 업무를 하므로 1단계 정규직 전환 대상인데 원청인 수자원공사가 3단계로 오분류했다며 노동부에 조정을 신청하려 했지만 자격이 없다는 말만 들었다"고 밝혔다. 노동부가 오분류 사무 조정을 신청할 수 있는 대상을 개별기관으로 한정한 탓이다.

즉 수자원공사가 조정신청을 하지 않거나 비정규직TF가 심층 논의사무로 결정하지 않을 경우 이들 정비·점검 노동자들은 '3단계' 전환대상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다.

노동부 관계자는 "조정신청을 할 때 이해당사자 의겸수렴 과정을 거치도록 했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노동부는 오분류 사무 조정을 다음달 말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김미영  ming2@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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