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깡패 불법이다. 노조파괴 중단하라."

"가족들이 앞장섰다. 노조파괴 중단하라."

28일 오전 서울 용산구 갑을상사그룹 본사 앞에 청년·중년여성들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침밥 서둘러 지어 먹고 충남 아산에서 상경한 금속노조 충남지부 갑을오토텍지회 조합원 가족 40여명이 갑을상사그룹 본사가 있는 빌딩을 에워쌌다.

직장폐쇄를 단행한 갑을오토텍은 이르면 다음달 1일께부터 용역경비를 배치할 계획이다. 지회 조합원 380여명은 직장폐쇄가 이뤄진 지난 26일부터 공장 안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이날 금속노조 기자회견에 참석한 지회 가족들은 용역경비 투입 중단을 갑을상사그룹에 요구했다. 김미순 가족대책위원장은 "지난해 갑을오토텍이 경찰·특전사 출신 용역을 투입했을 때에는 두려움에 떨었지만 이번에는 가족을 지키겠다는 오기로 가족대책위가 꾸려졌다"며 "사랑하는 남편·아빠가 폭력에 노출되지 않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우리도 함께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어 "모든 아빠들이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도록 노조와 많은 시민들이 우리와 함께해 달라"고 호소했다.

빨간 머리띠를 묶은 앳된 청년 10여명도 기자회견에 모습을 모였다. 이들의 몸에는 "이제 아빠 생사를 확인하며 불안해야 하나요" 혹은 "아버지를 살려 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민주노총과 노조는 "민주노조를 지키기 위해 지회를 반드시 지키겠다"고 가족들에게 약속했다. 정혜경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갑을오토텍이 용역경비를 투입해 불법행위를 강행할 경우 민주노총은 그들과의 싸움을 피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박상준 노조 수석부위원장은 "헌법에 보장된 노동 3권을 유린하는 갑을자본에 맞서 노조가 앞장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함께한 시민단체들은 "갑을오토텍은 폭력유혈사태를 불러올 용역깡패 투입계획을 즉각 중단하라"며 "노조파괴 사태를 중단하지 않는다면 갑을그룹 대표자들을 상대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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