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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고-최저임금의 진실 ⑤] 여성노동자는 싸구려가 아니다나지현 여성노조 위원장
나지현  |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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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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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지현 여성노조 위원장

내년 최저임금액을 둘러싼 노동계와 경영계의 힘겨루기가 본격 시작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달 28일까지 내년 최저임금을 결정해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는 올해 6천30원인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려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경영계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로 임금상승 속도를 늦추려 한다. 내년 최저임금 결정을 앞두고 최저임금연대가 최저임금의 사회적 의미와 인상 필요성을 주제로 기고를 보내왔다. <매일노동뉴스>가 다섯 차례에 걸쳐 싣는다.<편집자>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시기가 왔다. 내년 1년 내내 여성노동자의 임금을 결정하는 중요한 시즌이다. 불행하게도 대다수 여성의 임금은 최저임금과 거의 일치하거나 조금 높다. 지난해 여성 평균임금은 160만원인데 비정규직의 경우 127만원이다.

15년째 남녀 임금격차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부동의 1위다. OECD 평균이 15.6%인 데 비해 한국은 36.7%다. 남성노동자가 100만원을 벌 때 여성노동자는 63만3천원을 번다는 말이다. 이렇게 남녀 임금격차는 세계 1위의 저출산율과 함께 금메달을 차지하고 있다.

이쯤 하면 알 텐데. 심각한 저임금은 여성의 결혼도 출산도 막는다. 세계 최저의 출산율은 여성의 저임금과 맞닿아 있다. 정규직에 들어가기도 어렵고 들어가더라도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얻기 어렵다. 아이 좀 키우고 다시 취업하려 하면 문턱은 더 높아져 있다. 과거에 무얼 했던, 경력이 무엇이든 간에 불안하고 처우가 낮은 비정규직 일자리 외에는 선택지가 별로 없다. 정부는 한술 더 떠서 시간제 일자리만 만들라 한다. 먹고살자면 결혼도 출산도 포기해야 하는 것이 여성의 현실이다.

이처럼 여성들은 대부분 비정규직이다. 통계로는 55%가 비정규직이지만 현실의 체감은 더 높다. 80~90%라고 대답하는 여성이 많다. 고용이 불안하며 임금도 낮다. 낮은 임금을 받는 노동자일수록 기본급 외에 받는 것이 없다. 상여금도 식대도 없고 별도의 복지 혜택도 없다. 4대 보험조차 못 들고 있는 사람이 많다. 임금도 낮고 복지도 낮은 우리나라에서 여성노동자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 한 부모 가정이 많아지는 현실에서 여성이 가구주인 한 부모 가정의 빈곤·부채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여성노조는 2001년 인하대 청소용역 여성노동자를 조직하면서 최저임금 현실화 투쟁을 시작했다. 청소용역 여성노동자 임금을 조사하러 대학교·백화점·병원의 화장실을 누볐다. 결과는 기가 막혔다. 대부분 최저임금을 받고 있었는데, 40% 정도는 최저임금도 못 받았다. 조사 결과를 가지고 토론회를 하고 최저임금 미달 사업장의 사업주를 만나 시정을 요구했다. 용역회사 사장도, 원청인 대학교 담당자도 반응은 한결같았다. “할머니들이 손주 과자 값이나 벌자고 나오는데 뭘 그러느냐”는 것이다. 여성단체들과 함께 서울 강남 한복판에 있던 최저임금위원회를 찾아가 집회를 하고 공익위원들과 면담을 했다.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설마 그거만 받겠나, 보너스도 있고, 중식비도 있겠지.” 아니다. 그것만 받는다.

저임금 노동자는 정말 기본급을 중심으로 받는다. 노동조합을 만들고 나서야 대학교 청소노동자에게 식대가 생겼다. 학교비정규직도 노동조합을 만들고서야 식대를 받게 됐다. 그러나 비정규직 여성의 노동조합 가입률은 불과 1% 남짓하다. 99%는 이것만 받는다.

그래서 최저임금은 여성노동자에게 가장 중요한 임금기준이다. 최저임금은 열심히 일하는 노동자가 먹고 자고 입고 아이들 교육시키고 생활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금액으로 결정돼야 한다. 시급 6천30원으로 생활할 수 있겠는가. 최저임금을 받거나 그보다 조금 더 받는 노동자의 가구당 적자가 한 달에 50만원이 넘는다. 여성노동자는 ‘손주 과자 값’이나 ‘애들 학원비’를 벌기 위해 나온 가계보조자가 아니다. 땀 흘려 일하고 노동의 대가를 임금으로 받아야 살 수 있는 당당한 노동자다.

요즘 최저임금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이렇게 절박한 현실에서 하루가 급한 때에 그 알량한 최저임금을 더 깎아 보겠다고 업종별로 따로 정하자고 하는 사용자들에게 여성노동자는 분노한다. 이명박 정권 초기에 55세 이상은 최저임금 적용대상에서 제외하려다 국민 분노에 주춤했던 일이 있었다. 그런 전철을 밟으려는가. 대다수 여성노동자의 유일한 임금인상 투쟁인 최저임금 인상을 두 귀 쫑긋, 두 눈 부라리며 지켜보고 있다.

먹고살 만한 최소한의 금액, 최저임금 1만원, 월급으로 209만원에서 시작하자. 살아남아야 세상을 더 살 만하게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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