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17.7.20 목 13:10
상단여백
HOME 칼럼 기고
[연속기고-최저임금의 진실 ③] "최저임금 1만원, 절박하기 때문에 절실하게 요구하는 것"박기홍 성서공단노조 부위원장
   
▲ 박기홍 성서공단노조 부위원장

내년 최저임금액을 둘러싼 노동계와 경영계의 힘겨루기가 본격 시작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달 28일까지 내년 최저임금을 결정해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는 올해 6천30원인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려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경영계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로 임금상승 속도를 늦추려 한다. 내년 최저임금 결정을 앞두고 최저임금연대가 최저임금의 사회적 의미와 인상 필요성을 주제로 기고를 보내왔다. <매일노동뉴스>가 다섯 차례에 걸쳐 싣는다.<편집자>



만약 당신의 임금이 최저임금이라면, 그리고 평생임금이라면 지긋지긋하다 못해 끔찍하지 않겠는가. ‘최저임금 내 인생’과 결별해야 한다.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은 황당한 주장이 아니라 정당한 요구다. 최저임금 1만원 투쟁은 당연히 함께해야 하는 노동자의 의무가 됐다. 물론 최저임금 인상만으로 해결되지 않은 과제가 산적한 것이 사실이다. 최저임금 1만원이 실현됐다 하더라도 여전히 ‘최저임금 내 인생’이라는 사실이 그것이다. 최저임금 1만원을 넘어선 생활임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이제 우리는 ‘생활임금 내 인생’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해체 수준의 강도 높은 혁신이 필요하다. 시대에 뒤떨어져 있는 최저임금위의 관행과 태도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전국 공단 노동자들의 요구가 최저임금위 전원회의 테이블에서 어떻게 논의되는지, 또는 어떻게 묵살되는지 생중계로 지켜보고 싶다.

민주노총은 지난 4월 전국 7개 주요 공단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충격적이게도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노동자가 24.5%였다. 이주노동자가 38.8%로 가장 높게 나왔으며 여성노동자 30.7%, 비정규직 29.9% 순이었다. 사태가 이 모양이 되도록 정부와 고용노동부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최저임금 1만원 실현 가능성이 무르익고 있는 상황이지만 정부는 남의 집 불구경하는 모양만 취하고 있었던 셈이다.

공단의 최저임금 위반율이 높은 것은 사업주들의 교묘한 임금계산에 기인한 면이 적지 않다. 연장·특근 가산수당을 미지급하거나 포괄임금제를 통해 주휴수당을 고의로 누락하는 현상이 확인됐다. 급여를 시급으로 계산해 받는 공단 노동자들에게 단 10원도 악착같이 주지 않으려 하는 사업주들이 고약한 행태로 불법을 일삼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방관으로 공단 노동자 네 명 중 한 명의 삶이 최저수준으로 떨어지는 것, 이것이 오늘날 대한민국의 민낯이다.

민주노총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7개 공단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48.9시간이다. 이에 반해 성서공단의 300인 이하 사업장은 무려 64.2시간을 일했고, 전체 평균 51시간 노동을 했다. 장시간 노동이 만연해 있는 것이다. 성서공단의 저임금 구조의 배경이 여기에 있다. 저임금이 장시간 노동을 부르고 있는 것이다.

성서공단에서는 2012년 성서공단노조와 성서지역 노동자·주민 기본권보장 공동대책위원회(성서공대위)가 주축이 돼 성서공단 노동자들에게 최저임금 요구액을 묻기 시작했다. 최저임금이 시급 4천580원이던 2012년 성서공단 노동자들의 최저임금 요구액은 6천900원이었다. 이듬해 최저임금은 4천860원으로 결정됐다. 공단 노동자들은 최저임금위의 이 같은 결정에 체념하지 않았다. 2013년에는 6천590원, 2014년에는 6천720원으로 점차 최저임금 요구액이 늘어났다. 최저임금위가 공단 노동자들의 이 같은 요구를 언제까지 외면할 것인지 되묻고 싶다.

올해 성서공단 노동자 91.82%가 최저임금을 대폭 올려야 한다고 응답했다. 성서공단에서 2012년부터 시작한 최저임금 요구안 조사를 통해 보면 노동자들이 최저임금 인상을 얼마나 희망하는지를 알 수 있다. 최저임금 1만원을 2020년까지 점차적으로 실시하겠다는 정치권 일각의 주장에 대해 우리는 "인상을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공단 노동자들이 절실하게 요구하는 것은 그만큼 절박하기 때문이다. 생존이 아니라 생활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을 만드는 것이 최저임금 1만원이다. 노동자들은 최저임금 인상 투쟁으로 다시 한 번 뜨거운 6월 항쟁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박기홍  labortoday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기홍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