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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고-최저임금의 진실 ②] 노동부 근로감독 의지 부족이 최저임금법 위반 불렀다최재혁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 간사
   
▲ 최재혁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 간사

내년 최저임금액을 둘러싼 노동계와 경영계의 힘겨루기가 본격 시작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달 28일까지 내년 최저임금을 결정해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는 올해 6천30원인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려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경영계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로 임금상승 속도를 늦추려 한다. 내년 최저임금 결정을 앞두고 최저임금연대가 최저임금의 사회적 의미와 인상 필요성을 주제로 기고를 보내왔다. <매일노동뉴스>가 다섯 차례에 걸쳐 싣는다.<편집자>



한국노동연구원은 최근 '근로감독관 업무개선방안 연구'에서 근로감독관 업무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연구용역은 고용노동부가 발주했다. 노동연구원은 “사업장 감독이 줄어듦에 따라 위반실적도 동시에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며 “사업장 감독을 통해 행정처리·사법처리한 사업체수가 꾸준히 감소했으며 위반건수에 대한 적발도 크게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이로 인해 노조나 시민단체 등 일부 이해관계자그룹에서는 근로감독관들이 적극적으로 예방업무를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문장 끝에는 2015년 최저임금연대가 진행한 토론회를 각주로 표시해 두고 있다. 연구원은 또한 “그러나 근로감독관 내부의 사정을 좀 더 들여다보면 근로감독관들이 예방업무를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 예방을 할 수 없는 상황이 존재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런 연구용역이 진행된 뒤 노동부는 근로감독관집무규정의 조치기준 중 일부를 변경했다. 변경된 조치기준은 올해 7월부터 적용된다. 노동부는 즉시 조치기준인 ‘범죄’를 20개쯤 늘리고, 60개 항목의 시정기간을 단축했다. 최저임금 위반은 넣지 않았다. 노동부는 “최저임금 미지급의 경우 최근 3년 이내 최저임금 위반 사업장은 즉시 범죄인지 보고 후 수사에 착수하는 등 현재도 강하게 처벌하고 있으므로 현행대로 유지시킨다”고 밝혔다.

그런데 노동부는 2014년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최저임금 위반이 적발되면, 즉시 시정을 지시하고 이에 따르지 않는 경우에 한해 형벌을 부과하고 있었다”며 “이에 현장에서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지급하고, 적발되면 시정하는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노동부는 이번에 근로감독관집무규정을 변경하면서 최저임금 미지급에 대한 조치기준을 바꾸지 않았다.

왜 그런 결과를 도출했는지 연유를 묻지 않겠다. 다만 앞서 말한 2014년 최저임금법 개정안에서 노동부는 이미 현행 최저임금 미지급 관련 벌칙규정은 엄격한 사법처리 절차를 따라야 하므로 실효성이 낮고, 현장에서는 최저임금 위반이 적발되면 시정한다는 비정상적 관행이 있어, 최저임금 위반시 “즉시 과태료 부과→시정시 50% 내에서 과태료 감경→2년간 재위반시 사법처리” 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근로감독관의 사정을 깊이 들여다보지 않은 일부 이해관계자 중 한 사람일 뿐인 필자가 보기에 최저임금법 준수율이 낮은 이유는 노동부가 근로감독을 열심히 하지 않은 탓이다. 노동부의 입법 방향, 근로감독 방향에 대해 평가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사법처리와 과태료를 놓고 두 가지 처벌방식의 실효성을 논할 만큼 현재 근로감독이 진행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노동부는 '현재 상황'을 최저임금 미지급에 대해 처벌도 미미하고 구제도 어렵고 심지어 일부 이해관계자가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근로감독관을 힐난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모양이다. 형사처벌이 아닌 과태료를 부과하는 게 최저임금법 준수와 노동자 구제에 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상황’은 근로감독도 부실한 데다 사용자가 법을 준수하지 않아도 적발되지 않으면 아무런 제재가 없는 ‘노동행정 부재’ 상황이다.

노동부는 이런 문제를 알고서도 적절한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 드러난 문제를 해결해야 할 노동부가 문제를 방치하면서 자신이 방치한 상황을 근거로 다시 사용자에게 유리한 정책방향을 대안이라고 제시하고 있다. 노동부가 현행 제도를 두고 효율적이지 않다거나 실효성이 없다고 주장하려면 최소한 근로감독을 하고 나서 해야 한다. 근로감독 결과를 놓고 최저임금법 준수율이 어떻게 변했는지 설명해야 한다.

녹색당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최저임금법 제6조(최저임금의 효력) 위반 적발건수는 919건, 시정지시는 1천480건, 사법처리는 9건이다. 문제는 노동연구원 연구용역 결과에서도 지적됐듯이 노동부가 근로감독을 통해 적극적인 예방을 하지 않는 상황 그 자체다.

최재혁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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