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조 소속 비정규직 노조 대표자들이 1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정부의 비정규종합대책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정부가 비정규직 종합대책 발표시기를 조율 중인 가운데 노동계가 투쟁채비를 본격화하고 나섰다. 엘지유플러스와 씨앤앰 협력업체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비정규직 파업과 농성과 맞물리면서 올해 노동계 겨울투쟁이 ‘비정규직 동투’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금속노조와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네트워크(비없세) 등 노동·사회단체는 1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정규직 양산 박근혜 비정규직 종합대책 저지 긴급행동’ 구성을 알렸다.

이들 단체는 정부가 빠르면 이달중으로 비정규직 종합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18일부터 29일까지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과 집회를 연이어 개최할 예정이다. 25일에는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고 있다. 긴급행동은 “기간제 사용기간 연장과 고령자 파견확대 등 지금까지 예고된 정부대책은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김혜진 비없세 집행위원은 “정부의 종합대책이 빠르면 이달 말 발표되는 만큼 긴급행동을 급하게 만들었다”며 “정부 발표 추이를 보고 긴급행동 조직을 확대해 비정규직 확산 저지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부는 기간제와 파견·사내하도급·특수고용직까지 아우르는 비정규직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발표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노총이 참여하고 있는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의 노동구조개선특별위원회 논의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위에서는 현안인 노동시간단축·통상임금·정년연장과 함께 비정규직 문제 해결도 주요 의제로 삼고 있다. 노사정이 올해 안에 큰 방향에서 원칙에 합의하기로 한 만큼 정부의 비정규직 종합대책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임금·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하고 있는 희망연대노조 엘지유플러스비정규직지부가 17~18일 전면파업 여부를 묻는 조합원 총회를 실시했다. 케이블방송업체 씨앤앰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가입한 노조 케이블방송비정규직지부 노동자 2명은 고용안정을 요구하면서 서울 중구 파이낸스빌딩 앞 옥외광고판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씨앰앰 정규직도 이날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호봉제 실시를 요구하면서 20~21일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정부의 비정규직 종합대책 발표와 사업장 노사갈등이 맞물리면서 비정규직법 제·개정 반대투쟁이 한창이었던 2006년 말 이후 다시 한 번 ‘비정규직 동투’ 움직임이 현실화하고 있다.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현장 비정규 노동자들의 자발적인 투쟁과 2006년 만들어진 비정규직법 개선요구가 맞물리면서 쟁점이 형성되고 있다”며 “정부는 비정규직 사용사유 제한과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에 맞는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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