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노동건강연대 등 산재사망대책마련을 위한 공동캠페인단 주최 로 25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2013 살인기업 선정식에서 참가자들이 산재사망 노 동자의 영정에 국화를 올려뒀다. 정기훈 기자
한라건설이 '산재사망 대책 마련을 위한 공동캠페인단'이 선정하는 올해 '최악의 살인기업'에 선정됐다.

노동건강연대와 한국노총·민주노총·한정애 민주통합당 의원·심상정 진보정의당 의원·매일노동뉴스가 함께하는 캠페인단은 25일 오전 서울 청계광장에서 '2013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을 갖고 지난해 가장 많은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몬 기업 순위를 발표했다.

캠페인단은 고용노동부가 국회에 제출한 '2012 중대재해 발생현황 보고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14명의 노동자를 숨지게 한 한라건설을 최악의 살인기업 1위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캠페인단에 따르면 한라건설이 원청으로 있는 건설현장에서 지난해 9월과 10월 각각 교통사고와 협착사고로 2명의 건설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같은해 12월에는 한라건설이 석정건설에 하청을 준 울산신항 앞바다 방파제 축조공사 현장에서 12명의 노동자가 한꺼번에 숨지는 대형사고가 일어났다. 사고 당시 울산항만청은 해저 연약지반에 콘크리트 타설을 하는 작업선인 석정 36호에 기상악화를 이유로 3차례 피항을 권유했다. 하지만 석정 36호는 이를 무시하고 무리하게 작업을 강행했고, 결국 작업선이 침몰해 승선자 24명 중 절반이 사망하거나 실종되는 참사가 벌어졌다.

최악의 살인기업 2위는 8명이 숨진 GS건설이 차지했다. GS건설은 2006년과 2010년에도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지난해 사망자 4명을 포함해 28명의 사상사고를 일으킨 경복궁 미술관 화재사고는 GS건설이 원청으로 있는 건설현장에서 발생했다. 3위는 포스코건설(7명 사망), 공동4위는 태영건설(6명 사망)과 대우건설(6명 사망)이다.

제조업부문에서는 다이옥세인 폭발사고로 8명의 노동자가 한꺼번에 숨지게 한 LG화학·구미 불산 누출사고를 일으킨 휴브글로벌(5명 사망)·접착제 생산기업인 아미코트(4명 사망)·포스코(3명 사망)가 최악에 살인기업에 선정됐다. 네티즌의 투표로 뽑는 특별상에는 삼성이 지난해 이어 올해도 선정돼 2관왕의 불명예를 차지했다.

이병균 한국노총 부위원장은 "우리나라 대기업은 충분히 산재를 예방할 수 있는 자원과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노동자 건강과 안전에 대한 책임을 하청기업에 떠넘겨 노동자를 죽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반복되는 대형참사를 막으려면 원청기업에 무한책임을 지우고, 책임을 다하지 못한 기업에 대해서는 기업살인특별법을 제정해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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