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료원 해산 조례안 심의를 위해 18일 열릴 예정이었던 경상남도의회 임시회 본회의가 유회됐다. 도의회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수차례 회동을 갖은 끝에 ‘선 상정, 후 논의’ 방침에 잠정합의했지만 새누리당 의원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리면서 안건이 상정되지 못했다. 결국 본회의가 열리지 못한 상태에서 자정을 넘기면서 자동 유회됐다.

여야 원내대표와 경남도는 오는 29일 임시회를 다시 열고 잠정합의 내용대로 조례안을 다시 상정해 논의를 가질 예정이다.

여야 원내대표는 17일 오후 11시께부터 협상에 들어갔다. 이번 협상은 같은 날 오후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등 시민중재단이 홍준표 경상남도지사를 찾아 “상생할 수 있는 해법을 찾아달라”고 촉구한 것에 대해 홍 도지사가 “밤을 새워서라도 합의점을 찾아보자”고 답하면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조진래 경남도 정무부지사와 경남도의회의 강석주 새누리당 원내대표, 야권 도의원들의 원내교섭단체인 민주개혁연대 석영철 대표 등이 도의회에서 만났다.

새누리당과 경남도는 “조례안을 우선 본회의에 상정한 후, 한 달간 심의를 보류하고 대화를 갖자”고 한 반면, 민주개혁연대는 “조례안의 본회의 상정을 다음 임시회 본회의가 열리는 다음달 23일로 연기하고 대화에 나서자”고 맞섰다.

양측의 의견이 팽배하게 부딪히면서 밤샘 협상은 다음날까지 교착상태로 이어졌다. 그런 가운데 도의회 본회의장을 점거한 민주개혁연대 소속 의원들로 인해 본회의가 예정된 오후 2시에 열리지 못했다.

여야 원내대표는 다시 협상에 들어갔고, 강석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기습통과 방지와 대화 약속에 민주개혁연대가 동의하면서 “조례안을 18일 상정하되 심의는 2개월간 보류해 6월 임시회에서 처리하자”는 데 잠정합의에 이르렀다.

곧이어 강 원내대표가 잠정합의 내용에 대해 새누리당 의원들의 설득에 나섰지만 상당수 의원들이 이에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정이 다되도록 새누리당 의원들이 등원을 거부하면서 결국 의결정족수(29명) 부족으로 본회의는 자동 유회됐다.

전날부터 하루 종일 경남도청 앞에서 경찰과 대치하며 본회의 진주의료원 폐원 저지 투쟁을 벌이던 보건의료노조 등 노동계는 우선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안도를 표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부족한 점은 있지만 본회의 유회가 향후 대화를 통해 진주의료원 조례안 처리 대신 진주의료원을 정상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도 19일 성명을 내고 “폐원조례안 처리가 연기된 것은 홍준표 도지사와 새누리당의 안이 관철되지 않은 것”이라며 “경남도의회를 에워싼 채 투쟁한 노동자와 시민들, 그리고 진주의료원의 폐원철회를 바란 많은 시민들의 승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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