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광주공장 사내하청 노동자가 분신자살을 시도하는 일이 발생했다. 차별에 절망해 목숨을 내건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저항이 다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노동계에 따르면 금속노조 기아차 광주사내하청분회의 김아무개(39) 조직부장이 이날 오후 3시께 기아차 광주 2공장 사내하청분회의 천막농성장 앞에서 몸에 시너를 뿌리고 불을 붙여 자살을 시도했다. 천막농성장 주변의 동료들이 김 부장 몸에 붙은 불을 소화기 등으로 껐다. 김 부장은 전남대 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처치를 받은 뒤 서울 한강성심병원으로 이송됐다.

김 부장은 얼굴과 목·가슴·등·팔에 화상을 입었으며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 광주본부 관계자는 “건강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김 부장은 “비정규직 철폐, 사람답게 살고 싶다”고 외친 뒤 분신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기아차 광주공장 사내하청분회는 60여일 동안 2공장 앞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채용을 요구하며 천막농성을 벌여왔다. 기아차는 현재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정규직 신규채용을 실시하고 있다.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광주지회는 이날 오후 6시30분 김 부장 분신시도에 대한 대책 마련을 위해 비상대의원대회를 소집했다.

한편 지난 14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사내하청업체에서 일하다가 촉탁계약직으로 전환한 뒤 계약종료된 공아무개(28)씨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공씨는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못한 것을 비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에는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해고자 이운남씨가, 올해 1월에는 기아자동차 사내하청 해고자 윤주형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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