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이 1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의 질의를 듣고 있다. 정기훈 기자

고용노동부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진행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예상대로 "고용률 70% 달성"을 중점 추진과제로 보고했다. 이에 대해 "구체적 방안이 없다"는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환노위는 10일 전체회의를 열고 고용노동부와 산하기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노동부는 관계부처·민간과 함께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고용률 70% 달성을 위한 이른바 '국민 일자리 행복 로드맵'을 5월까지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여야 "고용률 70% 정책, 구체적 계획 없다" 한목소리

노동부 보고에 따르면 정부가 구상하는 고용률 70% 달성을 위한 추진전략은 수요·공급·노동시장 개혁 등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수요 측면에서는 서비스업 고부가가치화를 포함한 일자리 창출형 경제정책을 펼친다. 공급 측면에서는 청년·여성 등을 대상으로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해 인재를 육성한다. 장시간 노동 개선과 고용차별 해소와 같은 노동시장 제도·관행을 개선하는 노동시장 개혁도 추진한다.

하지만 업무보고를 받은 환노위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고용률 70% 달성을 위한 노동부의 구체적 계획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포문은 이종훈 새누리당 의원이 열었다. 이 의원은 "참여정부 120만개, 이명박 정부에서 125만개의 일자리 창출을 했는데 고용률을 달성하려면 238만개의 일자리를 박근혜 정부에서 만들어야 한다"며 "업무보고가 기존 업무를 잘해 보겠다는 수준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최근 현대자동차에서 주간연속2교대제 도입으로 근로시간단축이 이뤄졌지만 고용창출로 이어지지 않았다"며 "노동계와 경영계는 고용률 70% 달성이 자신들의 어젠다가 아니기 때문에 이들에게 고용이 어젠다가 될 수 있도록 장관이 이끌어 내야 하고 그런 구체적 실행계획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질 나쁜 일자리 만드는 것 아니냐"

최저임금이 낮은 상황에서 파트타임 일자리 등 질 나쁜 일자리를 대거 늘리는 방식으로 고용을 늘려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홍영표 민주통합당 의원은 "나쁜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만드는 것이 국가적 과제가 돼야 한다"며 "어떤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계획도 없이 양적으로 일자리를 늘리는 것만 강조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홍 의원은 "최저임금이 5천원도 안 되는 상황에서 하루 서너 시간짜리 파트타임 일자리를 만들어 봐야 무슨 소용 있느냐"며 "나쁜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전환하려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정부가 60세 정년 의무화를 2017년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하기로 한 점도 도마에 올랐다. 김경협 민주통합당 의원은 "한국 직장인 평균 퇴직나이가 53세인데 가만 놔두면 결국 이들이 공공근로 시간제나 영세자영업 시장으로 흡수된다"며 "이런 식의 고용률 증가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면 정년연장부터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용순 새누리당 의원은 "노사 간 갈등을 중재하고 타협하는 노사정위원회가 요즘 활동이 미약한 것 같다"며 "노사정위가 사회적 신뢰를 갖고 갈등조정 역할을 어떻게 하느냐가 고용률 70% 달성의 중요한 부분인 만큼 대통령에게 적극 건의해서 노사정위의 역할과 위상을 제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새 정부 첫 업무보고는 정부의 신선함이나 장관의 결단과 결심이 드러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다"며 "수사만 늘어놓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많은 만큼 인사를 포함해 하루빨리 조직을 정비하고 정부 정책을 수립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방하남 장관 "민주노총과도 대화하겠다"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방하남 장관은 "고용률 70%는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자는 것"이라며 "고용량뿐만 아니라 질적 차원에서 개선될 수 있도록 고용과 일자리 질에 대해 병렬적으로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방 장관은 이와 함께 "고용정책에서도 노사관계 패러다임 변화와 노사의 동의나 합의를 이끌어 내도록 노력하겠다"며 "(사회적 대타협의) 중요한 축인 민주노총에 대해서도 제가 열심히 노력해서 대화에 참여할 수 있는 여러 통로를 만들어 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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