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노조 설립 1년 전부터 노조를 만들 가능성이 있는 직원들을 지목해 지속적으로 감시한 내역이 담겨 있는 문건이 공개돼 파문이 예상된다.

15일 노웅래·장하나 민주통합당 의원이 입수한 이마트 내부메일에 따르면 “최대의 적인 월마트 3인(전수찬·최○○·김○○) 및 이와 친분이 있는 인력에 대한 히스토리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향후 이들이 세력을 결집한다고 하면 징계나 해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고 밝혔다. ‘문제 인력 히스토리 관리 진행 관련’이라는 제목으로 작성된 메일은 2011년 6월14일 이마트 인사담당기업문화팀 직원이 작성해 본사 직원 14명에게 발송했다.

이마트노조(위원장 전수찬)는 지난해 10월 설립됐다. 전수찬 위원장은 노조 설립 한 달 만에 해고됐다. 이마트측은 전 위원장의 해고사유를 장기 무단결근이라고 밝혔지만 사전에 계획된 노조 무력화 작업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해당 메일 첨부파일에는 신세계마트 출신 문제 인력 사원 현황과 월마트 출신 문제 3인 친밀 관계도, 3인방 친밀인력 파일에 직원들의 사생활 등 개인정보가 상세히 서술돼 있다. 사측은 월마트 출신 문제 3인과 친분이 있는 15명을 지목해 “최근 관심사는 결혼문제이며 조만간 결혼정보회사에 등록할 것으로 보임”, “곧 결혼할 예정이라 휘말릴 가능성 희박함”, “속내를 파악하기 쉽지 않아 지속적으로 관찰할 예정”, “함께 낚시를 즐기는 동료 확인 필요” 등 개인정보까지 문서에 기술했다. 직원들의 연인관계와 술자리·취미생활·고민·친인척관계까지 파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측은 옛 신세계마트 출신 문제 사원 현황 자료에서 35명의 직원에 대해 “전수찬과 이야기하는 것이 자주 목격됨”, “정신이상 증세를 보이고 있음”, “회사 정책에 불만이 많음”이라고 문서에 기록했다. 일상적인 감시가 이뤄졌다고 볼 만한 대목이다. 심지어 최근 누구를 만났는지, 술자리에서 다른 직원에게 한 말까지 기록돼 있다.

전수찬 위원장은 “회사측이 노조를 만들 경우 회사에 직접 문제제기를 한 경험이 있는 세 명에 의해 결성될 것으로 판단해 관리한 것 같다”며 “회사가 지목한 3인의 인맥에 의해 조직확대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감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다. 직원들을 사찰한 것과 관련해서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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