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그림자가 쌍용자동차 공장 안까지 드리우고 있다. 체어맨과 로디우스를 만드는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조립2팀(2라인)에서 일하는 노동자 류아무개(50)씨가 지난 8일 밤 자살을 기도했다. 동료들이 류씨를 구조해 병원에 이송했으나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9일 쌍용차노조(위원장 김규한)에 따르면 류씨는 8일 밤 10시10분께 2라인 공장에 2.7미터 호이스트(전기 리프트 장치)에 끈으로 목을 맸고, 이를 동료 직원이 발견해 병원으로 후송했다. 현재 뇌사 상태에 빠진 유씨는 서울 삼성의료원으로 옮겨졌다. 쌍용차 노조에 따르면 초기 치료를 담당한 의사는 "동공이 열린 상태로 뇌신경에 대해선 장담하기 힘들다"며 "회복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A4 6장 분량의 자필유서를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23년간 쌍용차에서 근무한 류씨는 유서에 "지지난 정부가 앞장서서 3천억원씩 흑자나는 회사를 부실매각하고 회사 담보나 받아서 부실화시키고, 급기야는 떠나가는 사태. 이 모든 것은 현장 사람들이 잘못한 게 아닌데 지금도 구조조정에만 초점을 맞추는 정치권과 해고동료들 안타깝고 원망스럽다"고 썼다.

쌍용차의 구조조정 이후 경제적 어려움도 토로했다. "구조조정으로 급여가 삭감되고, 제때 지급되지 않아 저 같은 사회적 약자한테는 너무나도 고통이었다"며 "1년 2년 생활은 궁핍해지고 아이들 학업과 병원비 등이 모자라 돈을 빌리고 또 빌리면서 … 쌀독에 쌀이 떨어져 아이들 라면 먹인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유서에 적었다. 류씨는 "꼭 정년을 채우려고 했는데 여기까지인 것 같다"며 "무잔업 3년 너무도 길고 힘들었다"고 남겼다.

류씨가 근무하는 2라인은 16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시간당 16대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이지만 하루 생산대수는 32대에 불과하다. 체어맨의 판매가 저조한 까닭에 4시간만 가동하고 나머지는 라인은 꺼 놓고 있다. 류씨는 잔업과 특근수당 없이 기본임금만으로 생활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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