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에 자동차부품을 납품하는 유성기업이 파업조합원 징계상황과 노사관계 안정화 방안을 현대차에 꾸준하게 보고한 정황이 드러나는 문건이 공개됐다. 현대차에 부품을 납품하는 기업들의 노무관리에 현대차가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개최한 '산업현장 폭력용역 관련 청문회'에서 은수미 민주통합당 의원은 유성기업이 작성한 ‘현대차 제출용’ 비공개 문건 9건을 공개했다. 유성기업은 지난해 노조가 주간연속 2교대 실시를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자 '직장폐쇄→용역폭력→회사노조 설립' 등 이른바 '노조파괴 시나리오'를 가동해 논란이 됐다.

은 의원이 공개한 문건은 지난해 9월 2차례, 10월 1차례, 11월 2차례, 12월 2차례, 올해 2월 2차례 작성된 것이다. 유성기업은 문건을 통해 "파업 뒤 열린 징계위원회에 노조측 징계위원이 참여하는 것을 막기 위해 징계일정을 앞당기겠다", "새로 설립된 회사노조로 전향한 조합원이 저조하지만 핵심조합원을 중징계하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하면 2012년 말까지 조합원 80% 이상 장악할 수 있다"고 현대차에 보고했다.

유성기업은 특히 지난해 11월 고용노동부가 특별근로감독 실시방침을 통보하자 “노동부 천안지청과 본부에서 비선으로 관련정보를 수집했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그해 12월 근로감독 결과 과태료 처분을 받자 유성기업은 현대차 제출용 문건에서 "주요 대외기관인 청와대와 국정원·경찰청 본부·노동부 본부 등에 대한 홍보활동에 주력해야 한다"며 "원청(현대차)에서도 전방위적 압박을 위한 협조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원청인 현대차에 로비를 요청한 것이다.

유성기업의 노무컨설팅은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이 맡았다. 창조컨설팅은 조합원수를 줄이거나 상급단체를 변경하면 성공보수라는 명목으로 돈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창조는 현대차에 부품을 납품하는 발레오공조나 상신브레이크·만도에서도 집행부 교체와 조직형태 변경, 조합원수 감소를 목표로 컨설팅을 했고, 적지 않은 성공보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는 심종두 창조컨설팅 대표와 SJM에서 폭력을 행사한 사설경비업체 컨택터스의 박종태 대표 등 핵심 증인이 참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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