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사건으로 사상 초유의 구속자를 발생시킨 이유 중 핵심인 포항건설노조의 포스코 본사 점거농성이 '계획적'이었다는 검찰과 언론의 잇단 주장에 대해 민주노총이 당시 상황을 보여주는 사진 등 관련자료를 공개하고 이를 강하게 부정했다.

24일 민주노총은 포스코 본사 점거농성을 위해 포항건설노조의 사전계획설에 대한 검찰과 언론의 주장을 일축하고 노조가 농성 이틀째에 물품을 구매한 사실과 14일 당시에도 포스코 본사 건물안이 아닌 외부에서 농성을 지속했던 점 등을 들어 계획된 농성이 아닌 우발적 점거농성이었다고 주장했다.

포항건설노조는 점거농성 이틀째인 14일 하루 동안 도시락을 비롯해 초코파이, 생수, 화장지 등 농성에 필요한 물품을 지역 유통매장에서 대거 구입했다. 민주노총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14일 오전 5시19분 지역 월마트 매장에서 생수 24만7천원어치를 구입했으며 화장지 역시 이날 오후 6시49분에 이마트에서 다량을 구입했다. 그 외에도 노조는 농성에 필요한 도시락, 초코파이, 생수, 빵 등 5천2백여만원치를 이날 구입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노조가 포스코 본사 점거농성을 우발적으로 벌였다는 주장은 관련 사진을 통해서도 증명된다. 노조는 13일 오후 2시5분께 본사 앞에 집결한 조합원 수보다 적은 경찰병력을 뚫고 본사로 들어갔으며 건물 내 진입이 아닌 포스코 본사 건물 앞 잔디밭에서 농성을 하며 포스코의 ‘대체인력을 투입’에 대해서 사과를 촉구했다.

그러나 포스코가 대체인력 투입을 부정하자 노조는 13일과 14일 양일간 포스코 본사 1층 로비와 2층에서 농성을 벌이며 재차 사과를 촉구했다는 것. 또 경찰이 강제진입을 시도한 15일 새벽 농성중이던 조합원 전원이 포스코 본사 3층 건물로 이동했으며 경찰과 대치를 벌이는 과정에서 4층부터 12층을 점거했고 농성이 장기화됐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13일과 14일 양일간에는 조합원들의 포스코 본사 진입이 자유로울 정도로 경찰의 제지도 심하지 않았으며 14일 오후 늦게부터 FTA 서울 집회에 배치됐던 경찰이 포항으로 집결하면서 강제진압을 시도해 이같이 사태가 악화됐다고 밝혔다.

농성에 참여했던 조합원은 “13일 오전 포스코 본사 앞으로 집결하라고 노조로부터 문자메세지를 받았으며 집행부가 포스코 본사 농성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말해 14일 오후에 집에 가서 혈압약을 챙겨왔다”고 증언했다.

지난 21일 포스코 본사 점거 농성을 풀고 내려온 대부분 조합원들 역시 “노조 집행부가 14일 오후에 2~3일간 농성을 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지만 경찰의 강제진압 및 정부의 강경방침으로 농성이 장기화되자 이탈자가 속출했다”면서 “노조 간부들조차 자진해산을 하자는 주장이 나올 정도로 의견이 분분했다”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노조가 의도적으로 포스코 본사를 점거할 계획이었다면 물품을 사전에 주문하는 등 치밀하게 준비하고 조합원들에게 이를 공유하기 위한 교육도 진행했었을 것”이라면서 “사전에 계획했더라면 무더기로 이탈자가 발생하는 사태가 벌어지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포스코 점거농성은 포스코가 대체인력을 투입, 노조의 파업을 무력화 시키는 것에 항의하기 위해 벌어진 우발적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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