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자의 부실경영 책임을 떠안게 된 진주 신일교통(주) 노동자들이 ‘노동자 자주관리기업’을 출범시킬지 여부를 고심 중인 가운데, 신일교통노조의 상급단체인 자동차노련(위원장 강성천)은 자주관리기업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노련은 “결국 조합원들의 선택에 따를 문제”라면서도 “임금 지불 능력 없이 노동자들의 헌신을 강요하게 될 자주관리기업의 형태가 대안이 될지 미지수”라는 입장이다. 노련의 이 같은 입장은 지난해 장기 파업 끝에 자주관리기업으로 전환한 진주 삼성교통이 초기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상황인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임석하 노련 조직국장은 “버스 회사 중 몇 곳이 자주관리기업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지만, 자금 압박과 내부 분열에 휘둘리고 있는 현실”이라며 “상급단체로써 신일교통노조의 자주관리기업 전환 시도를 무조건적으로 지지하기는 어려운 입장”이라고 밝혔다.

임 국장은 “현재 가장 좋은 방법은 경제력을 지닌 투자자가 나타나거나, 진주시가 회사를 인수해 공영제의 형태로 운영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진주시 시내버스의 고질적인 적자 문제가 시내버스 공급과잉에서 비롯된 만큼, 현재로서는 시의 지원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털어놓았다.

자주관리기업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은 신일교통 조합원 사이에서도 엿보인다. 노조는 지난 10일 대의원대회를 열어 회사인수를 결정한 상태이지만, 일부 조합원들은 ‘노조 인수 방식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반대하고 있다. 현재의 상황이 지속될 경우 노-노 갈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이 회사 노사는 25일 회의를 열고, 기업 양도·양수에 대해 재협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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