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임금체불과 회사 부도로 인한 생활고를 비관해 자살을 기도했던 민주버스노조 진주신일교통지부 정아무개(50) 조합원이 23일 오전 10시18분께 경상대학교병원에서 사망했다. 숨진 정 조합원은 지난 22일 오전 0시25분께 “후손을 생각해서 진짜 양심이 있는 인간이 되자. 신일교통 투쟁 파이팅. 부자는 언젠간 망한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제초제를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버스노조 등에 따르면 정 조합원은 올초부터 6개월여에 걸쳐 약 1천만원의 임금을 체불 당한 상태였다. 또, 노조가 지난 7월21일 체불임금·퇴직금 청산을 요구하며 버스 운행을 전면 중단하는 등 파업에 돌입한 뒤 신용불량자 처지가 되는 등 극한의 생활고에 시달려 온 것으로 알려졌다. 직장 동료들은 “정씨가 신일교통에서만 10년 넘게 성실하게 일해 왔고, 부인과 1남1녀의 자녀를 둔 가장이었다”며, 정 조합원의 사망 소식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편, 정 조합원의 사망소식이 알려지자 민주버스노조는 핵심간부를 현장에 급파하고, 향후 장례일정 등에 대해 조율하고 있다. 정 조합원의 장례는 ‘지역노동자장’으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신일교통(주)은 지난 7월21일 노조 파업과 동시에 운행이 중단됐으며, 지난 8월 최종 부도처리 됐다. 또 지난 13일에는 사업면허까지 취소된 상태다. 이에 진주시와 노조는 ‘조합원 고용승계’를 뼈대로 한 논의를 진행해 왔으며, 최근 당사자간 의견 차이가 많이 좁혀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부산지방노동청은 지난 20일 신일교통(주) 대표이사 조아무개 씨에 대해 △임금체불(퇴직금 포함 50억 상당)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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