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본사 농성이 종료됐지만 아직 포항건설노조의 파업은 끝나지 않았다. 포항건설노조는 23일 임시대의원대회를 통해 이후 교섭 방향 및 지도부 공백에 대비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 조속히 조직체계를 정비하고 파업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노조간부 대부분 구속될 듯

지난 13일부터 21일 오전 6시까지 9일간 계속됐던 ‘포스코 사태’는 포항건설노조 조합원들의 자진해산으로 끝났다. 경찰은 23일 이지경 노조위원장 등 58명의 간부 및 조합원에게 일반건조물 침입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점거농성을 벌였던 조합원 57명도 불구속입건 처리했다.


포항건설노조는 지난 22일 오후 2시께 포항 근로복지공단에 곧바로 조합원들을 소집해 농성이 종료됐지만 파업은 계속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날 노조는 10개 분회 분회장들이 모두 연행돼 새로 각 분회 직무대행을 선출하는 등 지도부 공백을 메우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이어 곧바로 대의원대회를 개최하려 했으나 대의원들 대부분이 연행돼 23일로 연기했다. 23일 오후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노조는 이후 파업을 지속하기 위해 비상대책위를 구성할 계획이다. 또 교섭과 이후 파업방침 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노조 관계자는 “사실상 21일 오전 6시 이후 조합원들이 모두 자진해산하고 지도부가 체포됐으므로 이제 정부는 교섭을 위하 자리를 주선해야 할 것”이라며 “이번주 중 전문건설업체들과 재차 교섭을 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 대화에 나설까

정부와 관계기관은 포항건설노조가 자진해산 할 경우 대화의 자리를 주선하겠다는 입장을 공공연히 밝혔다. 그러나 경찰은 노조 집행부뿐 아니라 일반 조합원들까지 대규모 사법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쪽 역시 농성이 끝난 21일 오전 이번 사태와 관련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불법적인 노조활동으로 인해 더이상 국민경제가 볼모가 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법과 원칙에 따라 당연히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이구택 회장의 이같은 발언은 이미 제기해놓은 업무방해 혐의 형사고소에 이어 손해배상 소송도 제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손배소의 규모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포스코가 하루 100억원씩 손해가 발생했다고 그동안 주장한 것을 근거로 하면 그 액수 역시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따라서 교섭이 재개된다고 하더라도 손배소 문제는 또다시 걸림돌이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노조 관계자는 “9일간 점거농성을 한 원인이 포스코쪽에 있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명심해야 할 것”이라며 “포스코는 손배소 등 민형사상 처벌로 이 문제를 풀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주5일제 실시 및 토요 유급휴가 실시 역시 농성기간 매듭지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교섭에 난제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후 포항건설노조는

포항건설노조는 지난 1일부터 올해 임금인상 15% 및 주5일제 실시 및 토요 유급휴가 실시를 요구하며 파업을 벌여 왔다.'포스코사태'가 종료된 현재 노조는 23일 대의원대회 이후 비대위를 구성하고 조직체계를 정비해 다시 힘있게 파업을 벌이겠다고 결의했다.

그러나 대규모 구속자 발생 및 포스코의 손배소 제기에 이어 교섭까지 난항으로 이어질 경우 사태 해결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노조 관계자는 “9일간의 점거농성으로 인해 지도부가 모두 구속되고 오히려 지난 1일 파업 돌입시점보다 사태가 악화된 것"이라면서 "빠른 시일 내 조직을 추스리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교섭을 진행하겠지만 포스코가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하면 또다시 포스코를 상대로 한 투쟁을 배치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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