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을 진행중인 KTX 여승무원이 지난 17일 선전전 도중 서울역 철도공안원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KTX 여승무원 8명은 17일 오후 3시30분께 열차 안 좌석에 선전물을 배포하기 위해 열차에 승차했다. 이 과정에서 무궁화호 객차에 승차해 선전물 배포를 하고 있던 KTX 여승무원 김 아무개씨에게 철도공안원이 '스티커를 붙이지 마라'며 앞을 막았고, 피해자가 지나가려 하자 철도공안원이 피해자의 가슴, 어깨 등을 계속 부딪치며 앞을 가로막았다는 것.


이에 피해자가 '더이상 내몸에 손대지 마라. 지금부터 또 손을 대면 성추행으로 알겠다'고 두번 경고했으나 철도공안원은 '알았다'면서도 어깨와 몸을 이용해 피해자와 몸을 부딪치며 앞을 가로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KTX 승무원들은 정당한 노조활동에 개입하는 서울역 관리자들과 철도공안원들에게 항의하기 위해 역장실 항의농성을 벌였으며, 오후 8시30분께 성추행 사건에 대한 서울역장의 사과를 받기 위해 철도공안 서울사무소 농성을 벌였다. 그러나 문제가 된 공안원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실수였다'는 말을 반복하며, 사과를 하지 않자 농성이 장기화됐고, 이 과정에서 여승무원이 쓰러져 병원에 이송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언론의 관심과 여성단체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결국 하루를 넘긴 18일 오전10시께 공안분소장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받고 KTX열차승무지부는 농성을 풀었다.

KTX열차승무지부는 "이 사건은 명백히 의도적인 성추행 사건"이라며 "당사자가 분명히 경고했음에도 뒷짐을 졌다는 명분으로 통로를 가로막고, 어깨와 몸을 이용해 신체적 접촉을 여러 차례 반복적으로 시도한 것은 성추행 의도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또 "철도공안원은 건설교통부 산하의 공무원 신분으로 열차와 역내에서 승객의 안전과 범죄예방을 하는 준 사법경찰관"이라며 "이런 신분을 지닌 철도공안원이 이들을 사실상 운용하고 있는 철도공사의 부당한 노조탄압의 도구가 돼 일상적인 사찰과 선전전 방해 등 노조활동에 대한 부당한 개입을 일삼아 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KTX열차승무지부는 건교부에 △철도공안원의 노조활동 개입 즉각 중단 △성추행 가해자인 철도공안원 즉각 파면 조치 △가해자의 직속상관인 서울공안소장 즉각 파면 조치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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