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는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고속버스터미널 앞에서 “카카오퀵은 깜깜이 수수료 체계를 공개하라”고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

카카오퀵을 비롯한 퀵서비스플랫폼사의 ‘깜깜이 수수료’ 체계가 논란이다. 기본요금도, 할증요금도 심지어 고객 물품의 배송거리조차 모조리 비공개다.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위원장 구교현)는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고속버스터미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카카오퀵은 깜깜이 수수료 체계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지부는 이날 퀵서비스협의회 발족을 알렸다. 이들은 카카오퀵을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에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지부에 따르면 카카오퀵은 퀵서비스의 기본요금과 할증요금, 배송거리 등을 공개하지 않는다. 카카오퀵은 퀵서비스플랫폼이다. 체계는 배달의민족 같은 음식배달플랫폼사와 동일하다. 지역 퀵서비스 대행업체나 기업이 서비스를 의뢰해 퀵서비스 노동자가 배달을 하거나, 카카오퀵이 바로 의뢰받은 배달을 퀵서비스 노동자에게 넘기기도 한다. 비슷한 배달플랫폼으로 업계 1위인 인성데이터가 존재한다.

문제는 이들 배달플랫폼사들이 수수료 체계를 전혀 공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임금노동자에게 시급이나 월급이 공개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인성데이터의 경우 고객이 현금으로 배달료를 전달할 때는 운임과 고객이 지급한 금액이 공개되지만 카드로 결제하거나 무통장입금을 하면 공개되지 않는다. 퀵서비스기사는 고객이 얼마를 내고 자신에게 어떤 기준으로 수수료가 입금되는지 알 수 없다.

카카오퀵은 문제가 더 심각하다. 물건을 수령하는 픽업지부터 배송지까지의 거리조차 표시되지 않는다. 퀵서비스 수수료를 매기는데 중요한 크기나 무게 역시 고객이 지정한 대로만 받아야 한다. 업체가 물품에 대해 제대로된 기준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카카오퀵은 온라인 교육 2시간과 운전면허만 갖추면 누구나 바로 퀵서비스기사로 일할 수 있다. 퀵서비스플랫폼이 점점 보편화하는 만큼 수수료 체계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야간·기상·거리·과적에 따르는 할증 기준도 노조와 교섭을 통해 정해야 한다는 게 라이더유니온지부 주장이다.

전석규 지부 퀵서비스협의회장은 “택배·택시·배달 등 다른 플랫폼 노동자는 기본요금과 할증요금이 존재하지만 퀵서비스만 이런 요금 체계가 없다는 것은 큰 문제”라며 “기름값, 유지비, 인건비 등 물가는 오르는데 퀵 단가는 점점 내려가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교섭에서 고객이 지급하는 수수료와 그에 따라 기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 기준 공개를 요구할 것”이라며 “직선거리 3킬로미터 이내의 콜은 실수로 잡더라도 무조건 일을 시키는 문제도 시급히 해결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노조의 면담 요청이 오면 내용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가 주장한 ‘깜깜이 수수료’ 문제와 관련해서는 “프로그램 사용료 등 없이 실시간 수요공급 상황에 따라 0~23% 이하의 변동 수수료를 적용 중”이라며 “업계에서 통용되는 직선거리 구간으로 기상이나 교통상황에 따라 할증을 적용하고, 오지 영역을 설정해 직선거리 정책을 보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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